고양시, 제설제 파쇄기까지 구입해 재고 활용
(의정부=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안 쓰고 쌓아두면 굳어버리는데 물량을 확보하지 않을 수도 없고 이래저래 고민입니다."
눈 없는 겨울이 3년째 이어지면서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제설제 처리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31일 고양시와 남양주시, 파주시 등 경기북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는 2009년 12월∼이듬해 1월 잦은 폭설로 염화칼슘 등 제설제 파동을 겪은 뒤 겨울이 되기 전 연간 최대 사용량의 110%가량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겨울철에 눈이 거의 오지 않아 미리 확보한 제설제가 고스란히 재고로 남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고양시는 매년 15억원의 예산을 배정, 1만3천t가량의 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확보한다.
그러나 사용한 제설제는 2014∼2015년 겨울 4천t, 2015∼2016년 겨울 1천200t, 올해는 이달 말 현재까지 5천300t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제설제가 고스란히 재고로 남아 아예 예산을 세우지 않았다.
문제는 확보한 제설제가 시간이 지나면 굳어버리고 창고가 넉넉지 않아 장기간 보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고양시는 지난해 12월 8천700만원을 들여 파쇄기를 구매해 단단하게 굳은 염화칼슘을 파쇄해 사용한다.
파주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파주시는 매년 1만t의 제설제를 확보하지만 최근 3년간 사용한 물량은 2천900t, 3천t, 1천600t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역시 지난해 제설제를 새로 구매하지 않고 재고를 사용하고 있다. 굳어버린 염화칼슘은 중장비를 동원해 으깨거나 물에 녹여 염수로 사용한다.
남양주시는 매년 6천t을 확보하는데 재작년 겨울 1천500t, 지난해 겨울 2천t, 이번 겨울 1천500t만 사용했다. 5억∼6억원씩 세웠던 제설제 예산은 지난해 재고가 많아 역시 세우지 않았다.
양주시는 아예 눈 녹이는 시간이 빠른 염화칼슘 대신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효과는 비슷한 소금 4천t을 대량 확보해 폭설에 대비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2010년 제설제 파동을 겪은 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연간 최대 사용량의 10%가량을 추가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3년간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으면서 재고가 쌓인 상태"라며 "대부분 지자체가 재고 사용에 불편이 따르더라도 확보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대량으로 확보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wyshi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