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005380]가 재도약 플랜을 가동한다.
내수 부진, 보호무역주의, 급감하는 영업이익률, 강성 노조 등 각종 악재가 산재한 가운데 과감한 자구노력을 통해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6년 만에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떨어졌다. 4년 연속 영업이익이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5%에 불과했다.
특히 작년에는 노조 파업이 길어져 역대 최다인 14만2천여대의 생산차질까지 빚었다.
이대로 슬슬 뒷걸음질 치다가는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고조되는 상황이다.
사면초가에 몰린 현대차는 라인업을 확대하고 원가를 절감해 재도약을 시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신차를 대거 투입한다.
상반기에 쏘나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이고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기대를 거는 모델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제네시스 브랜드 럭셔리 세단 G70이다.
소형 SUV는 현대차가 처음으로 진출하는 시장이며 G70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선봉장으로 나설 전망이다.
중국에 맞춤형 전용 신차를 내놓는 등 해외에서도 신차를 투입한다.
러시아는 판매 호조를 보이는 크레타의 신규 트림을 투입하고, 전략모델인 쏠라리스 신차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시아와 중동에서는 그랜저와 i30, 새로 개발 중인 소형 SUV 등 신차를 잇따라 출시한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5일 기업설명회에서 "새로운 소형 SUV 출시 등으로 판매 모멘텀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 2017년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를 미리 마련해 놓는다는 차원에서다.
2020년까지 전기차 4차종 등 14개 차종의 환경차 라인업을 완성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허리띠도 졸라맨다.
이미 지난해부터 임원이 급여 중 10%를 자진 반납하고 있고, 이달부터는 과장급 이상 간부 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현대차 직원의 임금 동결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생산 분야에서는 원가 절감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설계 경쟁력을 개선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전사적으로 원가 혁신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할 보호무역주의 정책도 주시하고 있다. 자칫 '통상 압박 역풍'이라도 맞게 되면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올해부터 2021년까지 향후 5년간 미국에 31억 달러(약 3조6천억원)를 투자하고 현지에 신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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