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게'부터 '라떼파파'까지…"북유럽, 오브제 아닌 문화로"

입력 2017-01-29 11:30  

'휘게'부터 '라떼파파'까지…"북유럽, 오브제 아닌 문화로"

문화·제도 살피는 서적·방송·전시 줄이어…인테리어 인기 여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연초 인터넷 공간에서는 '라떼 파파'가 화제를 모았다. 한 TV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라떼 파파'는 커피를 든 채 유모차를 밀며 산책하는 스웨덴 남자를 이른다. 부부가 함께 아이를 돌보면서 삶의 여유도 즐기는 스웨덴의 풍경은 많은 한국인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국내에 북유럽 스타일이 번지기 시작한 것은 여러 해 전이다. 그간 북유럽 열풍이 인테리어 시장을 중심으로 불었다면, 이제는 더 본질적인 문화와 제도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서점가만 봐도 덴마크의 휘게(hygge), 스웨덴의 피카(fika) 등 북유럽 각국의 독특한 문화를 소개하는 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이라는 덴마크인(유엔 '2016 세계행복보고서' 행복지수 1위)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휘게는 안락함과 느긋함, 소박함을 추구하는 문화다.





마이크 비킹 덴마크 행복연구소장의 '휘게 라이프'(위즈덤하우스)를 시작으로 '휘게 덴마크식 행복 라이프 스타일'(다름북스), '휘게 스타일'(위즈덤스타일), '휘게'(영림카디널) 등 작년 말부터 휘게를 제목에 넣은 책만 4권이 번역돼 나왔다. 휘게의 의미를 알려주면서 호박 한 덩이 파기, 겨울 바다 걷기, 향 주머니 만들기 등 휘게를 체득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다. 출판계에 따르면 휘게를 주제로 한 책이 추가로 3~4권 출간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스웨덴인들의 인사는 '스카 비 피카'(우리 피카할까요)다. 커피에 가벼운 먹을거리를 곁들여 쉬는 문화가 피카다. 관공서에서도 하루에 두 번 피카 시간이 정해져 있고, 대부분 회사가 피카를 위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는 데서 단순한 커피 타임 정도로 볼 일이 아니다. 최근 출간된 '피카'(위고출판사)는 요리법을 소개하면서 스웨덴인들의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책으로 출간되지 않았지만 유유자적함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네덜란드 '허젤러흐' 문화도 종종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저녁이 없는 삶'에 지칠 대로 지친 지금의 한국인들에게 느리고 소박한 북유럽 삶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조소정 위고출판사 대표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단한 일처럼 보이지 않는 피카를 통해 즐거움을 찾는 스웨덴인들의 모습이 바쁘고 여유 없는 우리 사회에 분명히 전하는 메시지가 있을 거로 판단해 책을 출간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그릇이나 인테리어 등 북유럽 오브제를 소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북유럽 문화의 근원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로 변해가는 흐름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유럽 콘텐츠는 일시적인 치유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고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라떼파파'를 알린 SBS TV 'SBS스페셜-아빠의 전쟁'은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었던 스웨덴 사회가 1974년 세계 최초로 육아유급휴직제도를 만든 이후 40년에 걸쳐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음을 보여줬다.

'아빠의 전쟁'의 장윤정 작가는 "시청자 반응을 모니터링했더니 쳇바퀴 같은 삶 속에서 '먹고 살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하고 넘겼던 부분들을 돌아보게 됐다거나 '저렇게 살아도 되는구나'를 깨달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핀란드의 공동체적이고 자연친화적인 가치관을 보여주는 국민캐릭터 무민도 9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전시를 통해 찾아올 예정이다.








인테리어 시장에서 북유럽 스타일은 더 대중성을 확보하면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멋스럽고 실용적인 상품이 많은 덴마크 디자인 스토어인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은 작년 가을 서울 명동 1호점을 시작으로 판교, 잠실, 가로수길에도 매장을 열었다. 스웨덴을 기반으로 한 북유럽 생활용품 온라인몰 '스칸디나비안디자인센터'의 전문관도 신세계 쓱닷컴(SSG.com)에 마련됐다.

신세계몰의 박미연 과장은 "스칸디나비안디자인센터 기존 매출의 30%가 한국일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의 북유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면서 "전문관에서는 그릇을 비롯한 주방용품과 인테리어 소품의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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