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소방서 찾아 노고 격려…'굳건한 안보'·법치질서 강조
개헌 고리로 野인사들과 접촉 시도…孫과 설前 회동 성사되지 않을듯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설 연휴 첫날인 27일 서울 사당동 자택 인근 경찰 지구대와 소방서를 찾아 차와 커피를 대접하는 등 '서민 행보'에 속도를 높였다.
설 연휴를 맞아 자택을 관할하는 경찰 지구대와 소방서를 방문해 친근한 '이웃주민' 이미지를 부각하는 한편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경찰·소방관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국민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소방서와 경찰 지구대에서 모두 국민의 안전과 생명·재산보호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언급하는 등 굳건한 안보와 법치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오전 10시께 동작소방서를 방문한 반 전 총장은 소방서 측에서 준비한 소방 방한복을 입고 박찬호 동작소방서장으로부터 현황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대학을 대방동에서 다녔고 결혼해서 처음 산 집이 흑석동"이라며 "성인이 된 이후 상당 기간을 동작구·영등포구 관할에서 살았다"며 지역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여수 수산시장과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다녀왔는데 너무나 참혹했다"며 "화마와 사투를 벌이는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반 전 총장은 박 소방서장의 안내를 받아 종합상황실을 방문, 119 지령접수대 근무 요원을 격려하고 현장 대응반에서 출동 대기 중인 소방관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소방서 로비에 마련된 '쉽게 배우는 심폐소생술 코너'에서는 전문요원의 도움을 받아 인체 모형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체험했다.
반 전 총장은 "고등학생 때 적십자 활동을 하면서 심폐소생술을 익힌 적이 있다"며 "오랜만에 해보니 잘 안된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소방 차고에 들러 각종 소방 차량과 음향탐지기, 내시경 카메라, 마취총, 로프 발사 총, 열화상 카메라 등 다양한 구조 장비를 살펴봤다.
소방서 측은 반 전 총장 자택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소형 소화기를 선물했다.
이에 앞서 반 전 총장은 동작경찰서 남성지구대를 들러 지구대장 주철 경감 등 근무 중인 경찰관 4명과 대화를 나눴다.
유순택 여사는 직접 준비한 커피와 대추차를 종이컵에 따라 대접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며 새해 덕담을 건넸다.
반 전 총장은 "어느 나라나 법을 어기는 사람은 있는 법"이라며 "그래서 경찰관이 있고 군인이 있는 것"이라며 치안유지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20분가량 대화를 나눈 반 전 총장은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분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국민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일해달라"고 말했다.
경찰·소방관 격려 등 서민 행보로 오전 일정을 마친 반 전 총장은 마포 캠프 사무실로 이동, 이른바 대선 전(前)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 구상을 가다듬었다.
공교롭게도 손학규 국민개혁주권연대 의장 역시 이날 반 전 총장의 마포 캠프와 불과 100m가량 떨어진 마포 사무실로 출근했다.
개헌을 고리로 한 연대에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반 전 총장과 손 의장 측은 설 연휴 기간 일정을 맞춰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반 전 총장이 28일 고향을 방문함에 따라 이날 회동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다.
이에 따라 이날 중으로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으나 양측 관계자는 모두 "오늘은 만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회동 사실을 부인했다.
반 전 총장은 앞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바른정당 오세훈 최고위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도 연쇄 접촉해 빅텐트 가능성을 타진했다.
또 26일에는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개헌론자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비공개 오찬을 갖고 개헌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편, 반 전 총장 부부는 28일 충북 음성의 선영을 들러 성묘한 후 충북 충주에 사는 모친 신현순 여사께 세배할 예정이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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