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7대 대선 때는 3개월 전 여론조사 적중…16대 때는 '대역전극'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헌법재판소가 오는 3월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올해 대선은 4월 말 또는 5월초 이른바 '벚꽃대선'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번 설연휴는 바로 석 달여간 이어질 대선레이스의 초반 판세를 좌우할 중요 분수령이다.
주목할 대목은 최근 치러진 대선에서 선거일 석 달 전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을 비교해봤을 때 판도가 그대로 굳어진 경우와 완전히 흔들린 경우가 혼재했다는 점이다.
지난 18대 대선을 석 달여 앞둔 2012년 9월21일 실시된 한국갤럽의 지지도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39%로 가장 앞서갔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 28%,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22%를 각각 기록하며 박 후보를 뒤쫓았다.
그해 12월19일 치러진 대선 결과 문 후보는 48%를 얻었지만, 51.6%를 득표한 박 후보를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그해 9월26일 실시된 한국갤럽의 지지율 조사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54.1%로, 아직 당내 경선 중이던 2위 정동영 후보(7.0%)를 압도했다.
정 후보는 대선에서는 26.1%를 얻으며 막판 분전했지만, 48.7%를 휩쓴 이 후보의 '대세론'을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16대 대선은 '대역전극'으로 역사에 남았다. 당시 선거를 3개월여 앞둔 2002년 9월22일 한국갤럽의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31.3%, 정몽준 후보는 30.8%, 노무현 후보는 16.8%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3위에 그쳤던 노무현 후보가 본선에서는 48.9%를 득표, 46.6%의 이 후보를 따돌렸다. 석 달여 만에 두 배 가까운 지지율 차이를 뒤엎은 것이다.
현재의 판도는 야권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위를 달리고 있고 범여권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차범위 밖에서 뒤를 쫓고 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뒤따르고 있다.
리얼미터가 이달 16일부터 20일까지 '매일경제 레이더P'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2천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 상세 내용은 선관위 홈페이지 참고) 결과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29.1%로, 반 전 총장(19.8%)를 10%포인트 가량 리드했다.
이 같은 판세흐름이 설연휴 이후 어떤 식으로 변화할 지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반 전 총장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김종인·손학규 등 야권의 개헌론자들이 대선전(前)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 구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최대 변수다.
또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의 경선 레이스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 의외의 '다크호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판을 흔들 잠재적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살얼음판과 같은 대선판의 특성상 조금의 말실수나 '헛발질'이라고 큰 역풍을 불러올 수 있는 점이 변수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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