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한류중심' 태국 교육현장서 한국어 영향력 커졌다

입력 2017-01-29 15:36  

'동남아 한류중심' 태국 교육현장서 한국어 영향력 커졌다

대학입시 과목 채택 이어 전국 경시대회 종목 편입

현지 최고 명문 중등학교도 한국어반 개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동남아시아 한류의 중심지인 태국 교육현장에서 한국어의 입지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한국어가 현지 대학입시(PAT)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채택된 데 이어 태국 교육부가 주관하는 전국단위 경시대회에도 한국어 종목이 생겼고, 현지 최고 명문 학교에 한국어반이 개설되는 등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도 빠르게 늘고 있다.

29일 주태국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태국 교육부 기초교육위원회는 전국 초중등 학생들과 장애인 학생 등이 참여하는 '재능경연대회'에 올해부터 한국어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 이날부터 이틀간 본선 대회를 개최한다.

재능경연대회란 1951년 당시 국왕인 라마 6세의 뜻에 따라 도입돼 60년 넘게 이어져 온 일종의 학업능력 '경시대회'다. 대회 성적은 지도 교사의 승진 평가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현지 공립학교가 중요하게 여기는 대회다.

대회 종목에는 태국어와 수학, 과학, 사회학. 건강·체육교육, 기술 및 직업교육, 예술, 제2외국어 등이 있는데, 올해부터 제2외국어 부문에 한국어가 처음으로 추가됐다. 한국어는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에 이어 4번째로 이 대회 종목이 됐다.

올해 처음 치러지는 한국어 경연대회에는 전국 59개 학교에서 총 472명의 학생이 참가했으며, 4개 권역별 예선을 거친 참가자들은 ▲말하기 ▲연극대회 ▲직업 차원의 말하기 ▲프로젝트 발표 등 4개 영역에서 실력을 겨룬다.

한국어가 경시대회 종목이 된 것은 현지 교육현장에서 높아진 한국어의 위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태국 대학 총장협의회(CUPT)는 지난해 한국어를 대학입시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채택, 올 하반기로 예정된 2018학년도 대학 신입생 선발 고사부터 한국어 시험을 치른다.

또 대학입시 과목 채택 이후 한국어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하는 학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한국어를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한 공립학교는 82개교에 달한다.

특히 태국 전역의 수재들이 몰리는 현지 최고 명문 중등학교인 '뜨리얌 우돔 쓱사'(Triam Udom Suksa)가 최근 40명 규모의 한국어반을 개설해 눈길을 끌었다.

주태국 한국교육원의 윤소영 원장은 "한국어가 대학입시 과목으로 채택된 이후 현지 학교에서 위상도 달라졌다. 최고 권위의 재능경연대회에 한국어 종목이 생긴 것은 이런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학교도 빠르게 늘고 있는데, 특히 현지 최고 명문학교가 한국어반을 개설한 것은 향후 한국어 보급에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 한국어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작업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한국어교육원은 올해 연말까지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공립학교 수를 100개교까지 늘리는 한편, 현지 실정에 맞는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도 완성하고 교과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원장은 "올해 안에 총 6권으로 구성된 한국어 교과서 가운데 일부가 완성돼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지 학교 한국어 보급과 유학생 유치 확대 등 한국과 태국간 교육협력의 폭을 넓히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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