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제재 해제 말하기 이른 시점", 메이 "러 제재 유지해야"
메이 "트럼프, 나토 100% 지지 약속", 트럼프 '브렉시트' 지지 재확인
트럼프 첫 정상회담…"어머니가 스코틀랜드 태생" 英에 각별한 애정 표시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의 특별하고 끈끈한 유대관계를 지속해서 발전시키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 이후 외국 정상과 한 첫 정상회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미국은 영국과의 깊은 유대를 군사, 금융, 문화, 정치적으로 새롭게 한다"면서 "우리는 가장 위대한 유대 관계 중 하나를 맺고 있으며 이 가장 특별한 관계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유롭고 독립적인 영국은 세상에 축복"이라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브렉시트 관련 질문에 "내 입장은 바뀌지 않는다"고 재차 단언했다.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첫 초대는 우리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특별한 관계, 역사와 가족, 친족, 공통의 이익에 바탕을 둔 특별한 관계의 힘과 중요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오늘 우리는 여러 주제에 관해 얘기를 나눴고, 많은 부분에 대해 동의했다"면서 "'다에시'(이슬람국가·IS)와 이슬람 극단주의 이데올로기를 격퇴하는데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면서 "당신은 오늘 회담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100% 지지한다'고 확인했다"며 동의를 구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뒤 "나는 또한 방위비 부담을 공평히 하기 위해 유럽의 동료 지도자들이 자국 GDP(국내총생산)의 2%를 지출하도록 독려하는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나토에 대해 진부한 시스템이고, 또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제대로 분담하고 있지 않다며 비판적 입장을 취해 왔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합병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해제 문제와 관련해선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있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어떤 메시지를 보낼 것이며, 또 제재해제(결심)에는 어느 정도나 가까워진 것인지'를 물은 데 대해 "제재 문제에 관한 한 지금 말하는 것은 매우 빠르다"는 말로 구체적인 답변을 삼간 뒤 "만약 우리가 러시아와, 또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다. 장담은 할 수 없지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부정적인 게 아니라 긍정적인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향후 관계에 대해서도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언급했다.
메이 총리는 "(크림반도 합병 등)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 행동에 대한 제재에 관한 영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면서 "민스크협정이 완전히 이행돼야 한다는 것이고, 그전까지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답방 차원에서 연내 영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 중 미국과 영국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내 어머니가 스코틀랜드 스토노웨이에서 태어났다"며 메이 총리와 영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정상회담 직전에는 메이 총리에게 백악관 다른 곳에 보관하다가 집무실로 옮겨 온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을 자랑하면서 "윈스턴 처칠이 다시 돌아와 큰 영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이후 실무 오찬을 갖고 양국 현안을 계속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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