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문 부활'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고문에 대해 반대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매티스 장관의 결정에 따를 것임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은 공개적으로 고문이나 '워터보딩'(waterboarding·물고문의 일종)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해 왔다"면서 "많은 사람이 (고문 대신) '선진화된 신문기법'이라고 말하는 데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어쨌든 그는 (나의 고문 지시를) 무시할 수 있다. 내가 그에게 그런 권한을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문가이고 아주 존경받는 인물이자 장군이다. 그에게 의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나는 우리 (군)지도자들과 함께할 것이며, 우리는 그것(고문)이 있든 없든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에게 "매티스 장관은 청문회 인준 과정에서 국제법과 무력충돌법, 제네바협약, 미국법 등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은 바뀌지 않았다"며 고문 부활에 대한 그의 반대 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정보기관 최고위 인사들로부터 고문이 효과적이라고 들었다"면서 "'이슬람국가'(IS)가 중세 이후 누구도 듣지 못했던 짓을 하는 만큼 내가 워터보딩에 대해 강하게 끌리지 않겠는가. 내가 아는 한 우리는 '불에는 불'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 비밀감옥과 고문 부활 등에 관한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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