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자청해 "최상의 장벽은 멕시코에 일자리 만드는 투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세계적 부호인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은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결자'가 아니라 '훌륭한 협상가'라고 밝혔다고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언론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슬림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보이는 과잉활동은 시간이 지나면 진정될 것"이라며 "가능한 어떤 방식으로라도 멕시코를 돕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슬림은 트럼프의 국경장벽 건설 강행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멕시코 정책으로 멕시코 경제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안간힘을 썼다.
그는 "하나로 통일된 멕시코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에 나설 자국 정부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정부는 강건한 입장에서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 내 환경은 멕시코에 매우 유리하다"며 "미국 경제성장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은 멕시코 경제를 진작시키는 것은 물론 미국에서 일하는 멕시코인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민자를 막기 위한 최상의 장벽은 멕시코에 일자리와 기회를 만드는 투자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의 대주주이자, 클린턴의 가족 자선재단인 클린턴재단의 기부자인 슬림은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인물이다.
슬림 일가는 지난 3월 기준으로 NYT A등급 주식의 17%를 보유하고 있다. 클린턴재단에는 지금까지 25만∼5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슬림이 클린턴 캠프와 공모해 NYT와 같은 언론매체에 자신의 성폭행·성추행 의혹을 만들어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슬림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개별적으로 만나 저녁을 함께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