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넘은 메드베데바,안해도 되는 점프까지…"평범이 싫다"

입력 2017-01-28 10:09  

김연아 넘은 메드베데바,안해도 되는 점프까지…"평범이 싫다"

2018 평창올림픽, 메드베데바의 '독무대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러시아 피겨요정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18)가 세계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무대를 완벽하게 점령했다.

메드베데바는 28일(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ISU 유럽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싱글에서 총점 229.71점을 기록,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피겨퀸' 김연아가 세웠던 역대 여자싱글 최고점(228.56점)를 넘었다.

그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최고 점수를 얻었다. 연기 마지막엔 시도하지 않아도 되는 점프를 성공해 본인의 기술을 과시하기도 했다.

메드베데바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마지막 점프과제로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었다.

마지막에 붙인 트리플 토루프는 점수로 인정되지 않았다. 안 뛰어도 되는 점프였다.

오히려 실수가 나온다면 감점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메드베데바가 감점의 빌미를 만들면서 3회전 점프를 한 차례 더 뛴 까닭은 폭발적인 자신감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메드베데바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평범한 점프를 하기 싫었다"라고 말했다.

완벽한 연기를 자축하는 일종의 '앙코르 점프'였던 셈이다.

메드베데바가 자신감을 표출하는 이유는 그의 연기와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메드베데바는 강한 체력과 안정적인 연기로 다른 선수들보다 1~2차례 많은 3회전 점프를 성공한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메드베데바는 3회전 점프를 무려 9차례나 뛰었다.

첫 번째 트리플 러츠에서 어텐션(에지 사용 주의) 판정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모두 깔끔하게 처리했다.

프리스케이팅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캐나다·6번), 종합 2위 안나 프롤리나(러시아·7번)보다 많은 3회전 점프를 뛰어 점수 차를 벌렸다.

그가 독주체제를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다.

올 시즌 성적을 보면 그의 독주체제가 얼마나 견고한지 잘 알 수 있다.

메드베데바는 올 시즌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종합점수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캐나다 미시소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2차 대회와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4차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ISU 그랜드 파이널에서도 총점 227.66점으로 2위 사토코 미야하라(일본·218.33점)를 크게 따돌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그가 총점 220점 이하의 점수를 받은 건 단 한 차례도 없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종목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메드베데바가 우승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이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경쟁 구도 속에 펼쳐졌다면, 평창올림픽은 메드베데바의 독주체제 속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메드베데바가 사상 최초로 종합 230점 고지를 밟을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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