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압둘 라시드 도스툼 아프가니스탄 부통령이 정적을 납치해 고문한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그의 수사를 놓고 정국 불안이 커지고 있다.
29일 현지 언론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스툼 부통령은 고향인 북서부 자우잔 주 주 총리를 지낸 아흐마드 에슈치를 납치해 감금·고문한 혐의로 지난달 고소됐다.
도스툼 부통령과 정치적 경쟁관계인 에슈치 전 주지사는 지난해 11월 24일 도스툼 부통령 측과 스포츠 시합을 하던 중 도스툼 부통령에게 폭행당한 뒤 그의 집으로 끌려갔으며 부통령 경비원들이 자신의 옷을 모두 벗기고 16일간 감금했고 성고문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도스툼 부통령 측은 에슈치 전 주지사의 주장을 근거 없는 선동이라고 반발하면서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당국은 도스툼 부통령의 경비원 9명에 대해 지난 23일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현재까지 집행은 하지 않고 있다.
인권단체와 서방 정부들은 도스툼 부통령에 대한 적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정부로서는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고 무한정 방치하기는 곤란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도스툼 부통령과 그의 경비원 체포를 시도하면 도스툼 부통령 지지자들이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도스툼 부통령은 우즈벡족 군벌 출신으로 2001년 미국이 아프간을 공격할 때 반(反) 탈레반 무장세력인 북부동맹 지도자로 미국을 도와 탈레반 정권을 붕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탈레반과 전투 과정에서 북부동맹군에 붙잡힌 탈레반 수백 명을 컨테이너에 가두어놓고 질식사시켰다는 혐의를 받아 '세상이 다 아는 살인자' 등으로 불렸지만 2014년 대선에서 가니 대통령을 지원하며 정계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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