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인 인도네시아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AFP 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외교부 아르마나사 나시르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정책은 미국의 주권사항이지만, 인도네시아는 이와 관련해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테러와의 전쟁과 난민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면서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을 특정한 한 종교와 결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 테러 위험국으로 간주한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위협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세계 각국은 물론 미국 국내에서조차 인종·종교 차별이라며 반발이 거세다.
인도네시아는 미국 내의 이런 '반이민, 반이슬람' 정서가 미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안위에 위협이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미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주의를 촉구하고, 문제가 생기면 공관에 즉각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인도네시아인 2억5천800만 명 중 87.2%는 이슬람교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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