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전문지·터키언론 "해외 엔진기업과 기술협약 해지돼"
"오스트리아의회 '터키 인권침해' 제재 결의 채택 여파"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한국 '흑표' 전차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터키 차세대 탱크 '알타이'가 핵심기술 부재로 양산계획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영국 군사전문지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DW)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엔진기업 AVL리스트(AVL List GmbH)와 터키 엔진기업 튀모산(Tumosan)이 체결한 알타이 탱크의 엔진 기술협력계약이 최근 해지됐다.
양국 엔진기업 간 기술협약 해지는 터키의 인권침해 실태에 대한 오스트리아 의회의 제재 조처의 결과라고 JDW는 전했다.
터키정부와 방산기업 오토카르가 개발 중인 알타이의 몸체는 한국의 '흑표' 전차 기술을 도입해 완성됐다.
그러나 한국에는 엔진 기술이 없었다.
터키는 독일 MTU와 일본 미쓰비시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2015년 오스트리아 AVL리스트와 기술지원협약을 체결했다.
작년 11월 오토카르는 7년만에 차세대 탱크 개발을 완료했으며 18∼22개월 안에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이 발표 직후 오스트리아 의회는 터키의 쿠데타 진압 후 대량 해고와 투옥 등 인권침해 상황을 지적하며 무기 금수 결의를 채택했다.
AVL리스트는 이 결의에 근거해 튀모산에 여러 가지 조건을 요구했고, 튀모산은 결국 이달 중순 계약을 해지했다.
튀모산은 성명서에서 "오스트리아 정부가 요구하는 조건에 터키의 내정을 간섭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계약 해지 사유를 설명했다.
터키 유력 일간지 줌휴리예트는 최근 '탱크 몸체는 완성했으나 문제는 엔진이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부가) '아랍 국가들이 알타이를 사려고 줄을 서게 될 것'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엔진이 없어 양산에 돌입하지 못할 처지"라고 보도했다.
한편 알타이의 '원조'격인 흑표 역시 엔진 결함을 아직 극복하지 못해 100% 국내 기술로 양산하는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것으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이 작년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우상호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육군은 K2 전차의 2차 양산분(106대)에 국산 파워팩(엔진과 변속기)을 장착할 계획이었으나 검사 과정에서 거듭된 결함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흑표의 내구성 검사와 양산계획, 완전 전력화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됐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