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이승주, SNS에 코드 비교하며 적극 반박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음원 차트를 장악한 tvN 드라마 '도깨비'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의 일부 곡이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최근 헤이즈가 부르고 한수지가 피처링한 OST 곡 '라운드 앤드 라운드'(Round and Round)가 원곡 가수를 두고 구설에 휩싸인 데 이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유튜브의 '표절헌터'(COPYCAT HUNTER)란 페이지에는 '도깨비'의 OST 곡인 크러쉬의 '뷰티풀'(Beautiful)과 찬열과 펀치가 듀엣한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가 해외 팝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뷰티풀'은 라틴팝 스타 엔리케 이글레시아스의 '키사스'(Quizas)와 유사하며, '스테이 위드 미'는 더체인스모커스의 '돈트 렛 미 다운'(Don't let me down)과 알랜 워커의 '페이디드'(faded), 원디렉션의 '라이트 나우'(Right now)를 부분적으로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누리꾼의 갑론을박이 일자 이 곡의 작곡에 모두 참여한 이승주 씨는 3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해당 곡들의 코드를 상세하게 비교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 씨는 '뷰티풀'의 표절 의혹이 인 파트에 대해 "'키사스'는 bpm(1분당 박자수) 62 정도의 슬로 템포 발라드이며 '뷰티풀'은 bpm 110의 미디엄 아르앤드비(R&B) 곡"이라며 "남자 가수들의 곡에 많이 쓰이는 'Bb 키'(key)만 같을 뿐 코드와 멜로디 진행이 달라 전혀 비슷한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스테이 위드 미'에 대해선 메인 테마 부분의 4 마디 코드를 C 키로 조옮김을 해서 비교했다.
그는 '스테이 위드 미'는 'Am-F-C-G/B'로, '페이디드'는 'Am-F-C-G'로 진행된다며 조옮김을 했을 때 이같이 유사하게 진행되는 코드의 곡들은 다수라고 존 레전드, 레드핫칠리페퍼스, 켈리 클라크슨 등의 곡을 예로 들었다.
이 씨는 "장르를 떠나 요즘은 서너개의 코드가 반복되는 곡들이 많아 비슷한 코드 진행으로 표절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비슷한 진행이 많다"며 "이것이 문제가 됐다면 제 모든 곡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씨의 토로처럼 그간 온라인에서는 여러 작곡가의 표절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많은 작곡가는 법적인 판단에 앞서 인터넷을 통해 표절이라는 단어가 남발되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표절 여부는 원저작권자가 법원에 고소장을 낼 경우에만 실질적 유사성과 접근성 등에 근거해 시비를 가린다.
1990년대까지는 공연윤리위원회가 사전 음반 심의 내 '표절 심의제도'를 통해 '두 소절(8마디) 이상의 음악적 패턴이 비슷할 경우' 제도적인 철퇴를 내렸지만 1999년 공연법 개정으로 사전 음반 심의 기구가 없어지며 관련 규정도 소멸했다.
이 씨는 "예전엔 마디 수를 기준으로 했지만 현재는 마디 수보다 멜로디를 중심으로 화음과 리듬의 형식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표절 여부가) 가려지고 있다"며 "언급한 곡들 가운데 보컬의 멜로디가 비슷하거나 같은 부분은 한 곡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표절헌터'란 페이지에서 최신곡이나 화제의 곡들에 대한 표절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다"며 "코드 한두 마디 비슷한 부분을 표절로 몰아가는 건 저뿐 아니라 대중음악계의 창작 의욕을 위축시키는 것이며 명예 훼손이다. 악의적으로 흠집을 내는 누리꾼에 대한 법적인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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