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 아프지 않게 재미있게 야구하는 것"
(영종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선수가 명절을 챙기는 건 사치에 가깝다.
마침 올해부터 해외 전지훈련은 2월 1일로 작년보다 보름가량 늦춰졌고, 선수들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낼 수 있었다.
지난해 1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더스틴 니퍼트(36·두산 베어스) 역시 한국에서 설 명절을 보냈다.
호주 전지훈련을 떠나기 위해 30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니퍼트는 한국에서의 설 연휴를 어떻게 보냈느냐는 질문에 배를 쓰다듬으며 "명절이라 많이, 많이 먹었다"며 미소 지었다.
많이 먹었다고 말한 니퍼트지만, 겨울 동안 관리를 잘한 덕분인지 체형은 시즌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니퍼트는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 두산의 통합 우승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시즌 MVP 역시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니퍼트는 "이미 작년 야구장에서 일은 지났다. 올해는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한다"고 말했다.
많은 이가 두산을 우승 후보로 꼽지만, 니퍼트는 "이제 막 스프링캠프에 들어갈 뿐이다. 우승을 벌써 말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니퍼트는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보냈을 때 얼마나 위력적인지 마운드에서 입증했다.
올해 역시 목표가 있다면 '건강한 몸'뿐이다.
니퍼트는 "아프지 않게, 재미있게 올해 야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거둔 성과를 마치 '어제 내린 눈'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니퍼트지만, 20승을 거두고는 살짝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에는 어떤 장면에서 또 눈물을 보이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모르겠다. 아마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니퍼트는 두산과 재계약이 해를 넘기며 많은 두산 팬의 애간장을 태웠고, 연봉 210만 달러에 사인하며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두산과 함께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항상 팬 응원에 감사하다"며 "구단에서도 좋게 대우해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최고 연봉이라고 책임감을 더 느끼지는 않는다. 연봉을 적게 받든, 많이 받은 야구장에서는 연제나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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