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 최다우승 기록 보유자 잭 니클라우스(77·미국)가 테니스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최다우승 기록 보유자 로저 페더러(36·스위스)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니클라우스는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에서 18승을 거둬 이 부문 기록을 갖고 있다. 이 부문 2위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의 14회다.
우즈는 2008년 US오픈을 끝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다시 오르지 못했다.
테니스 쪽에서는 페더러가 29일 끝난 호주오픈을 제패하면서 메이저 대회 18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페더러 다음으로는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피트 샘프러스(미국)가 나란히 14번씩 우승한 기록이 있다.
니클라우스는 31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페더러가 자신과 똑같은 18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을 축하했다.
그는 "페더러의 결승전을 4세트까지 생중계로 보다가 사업상 중요한 전화를 하느라 5세트는 녹화로 봤다"며 "페더러와 나달은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니클라우스가 살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새벽 3시 30분에 결승전이 시작됐지만 이를 생중계로 지켜봤다는 것이다.
니클라우스는 "나는 페더러의 오래된 팬"이라고 소개하며 "페더러는 테니스라는 종목을 정말 멋있게 대표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번 결승전이 역대 페더러와 나달의 맞대결 가운데 가장 훌륭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테니스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면서도 "아무튼 둘이 만나면 뭔가 특별한 경기가 펼쳐진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이 18번째 메이저 대회를 우승했을 때를 회상했다.
니클라우스는 1980년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17승을 기록했고 1986년 마스터스에서 18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때 나이 46세였다.
니클라우스는 "17승을 거둘 때까지는 우승을 기대하고 대회에 나갔다"며 "내가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자부할 때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아마 페더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이후 전성기를 지나 기량이 떨어지는 시점이었지만 몸과 마음이 예전 좋았을 때를 기억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니클라우스는 "페더러 역시 이번 대회에 우승을 생각하고 출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4강에 오르고, 결승 무대에 서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몸과 마음이 예전 기억을 되살렸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페더러가 메이저 대회에서 또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확언했다.
그는 "페더러는 최근 몇 년간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그래도 결승 진출은 자주 했다"며 "나는 46세에 18승째를 거뒀지만 페더러는 아직 젊으니까 기회가 있을 것"으로 덕담했다.
니클라우스는 "2012년과 지난해 윔블던에서 페더러를 만난 적이 있다"며 "아주 예의 바른 청년이었고 내가 기대했던 대로였다"고 칭찬했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