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의혹에 삼성 또 긴장…"이재용 영장 재청구 없길"(종합)

입력 2017-01-31 11:05   수정 2017-01-31 11:07

꼬리무는 의혹에 삼성 또 긴장…"이재용 영장 재청구 없길"(종합)

"보수단체 데모 지원 靑 회의엔 참석한 적 없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돼 한숨을 돌렸던 삼성이 다시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설 연휴 기간에 삼성전기[009150] 전무 출신인 유재경 주(駐) 미얀마 대사가 최순실 씨의 입김으로 대사에 임명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삼성 미래전략실 김모 전무가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주도한 보수 성향 단체의 '관제 데모' 지원 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삼성의 완강한 부인에도 최 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가 작년 10월 초 사들인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의 구매에 삼성이 우회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느냐는 의혹 제기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삼성은 이런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위한 특검의 사전 포석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영장이 기각된 이튿날인 20일과 21일에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를 불러 조사했고,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21일), 최명진 모나미[005360] 승마단 감독(21일), 서정균 감독(정유라 전 코치·22일) 등을 소환하는 등 삼성의 '승마 지원'과 관련한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30일 문자 메시지를 통해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최순실에 대한 추가 우회지원을 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 구입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삼성은 또 유재경 전 전무가 주미얀마 대사에 임명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31일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유 대사는 2014년 말에 삼성전기에서 퇴사했다"며 "그가 주미얀마 대사가 된 것은 신문을 보고 알았다. 삼성이 그를 대사직에 추천했다거나 관여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미래전략실 임원이 청와대의 관제 데모 지원 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것처럼 전경련의 요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지원했지만, 삼성이 주도적으로 그런 일을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 미래전략실 김 전무는 "그런 성격의 청와대 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고, 그런 회의가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고 삼성 측은 전했다.

삼성 측은 이어 전경련이 2014∼2016년 보수단체에 지원했다는 71억원 중 50억원은 기업들이 낸 기존 회비 중 사회공헌기금에서 지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21억원은 2015년 말에 4대 기업이 특별회비 형식으로 낸 돈이고, 이 중 삼성은 회비 분담비율에 따라 9억원을 냈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마친 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서 이 부회장의 영장을 재청구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freem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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