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익스피디아·구글 등 반발
씨티그룹·마스터카드·골드만삭스·코카콜라 CEO들도 반대 표명
(서울 런던 =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황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미국 IT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아마존과 익스피디아가 적극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31일 뉴욕 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마존과 익스피디아는 워싱턴주 법무장관이 30일 밤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에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위헌소송을 내자 이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익스피디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자사의 해외 인력 채용 능력을 해치며 회사의 핵심인 여행알선업에 타격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익스피디아는 29일 현재 입국이 금지된 7개 무슬림 국가의 국민 최소 1천명이 미국을 출발, 도착, 경유지로 하는 여행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익스피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다라 코스로샤히는 이란 태생으로, 1978년 본국에서 이슬람 혁명이 발생하자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케이스다.
그는 "우리나라(미국)는 이민자의 국가이며 그것이 우리의 뿌리이고 영혼인데 펜대를 한번 휘두르면서 모든 것이 지워져 버렸다"고 개탄했다.
아마존은 18만명의 전체 직원 가운데 약 49명이 미국 행정명령 대상 국가 출신이며 이들 대부분이 제3국의 시민권을 갖고 있고, 이란 출신으로서 제3국 시민권을 소지한 7명의 입사 희망자들이 최근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는 전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정부 고위 관계자와 의회 지도자들에게 행정명령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소개하면서 회사 차원에서 법적 대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베저스는 이메일에서 "이민자들의 에너지와 재능을 활용하는 데에는 국적이 없는 게 낫다"며 "이것은 우리 나라의 각별한 경쟁 우위다. 우리는 약해져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IT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들에 대한 전문직 취업비자 H-1B의 발급을 제한하는 행정명령도 곧 서명할 것으로 알려지자 외국인 고용에 더욱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간판 IT기업인 구글의 직원들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의 본사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에서 시위를 벌였고 순다르 피차이 CEO,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도 시위 장소에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피차이 CEO는 본사 구내 식당에서 시위를 벌인 직원들에게 이민이야말로 "이 회사 창립의 핵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시위를 벌이던 구글 직원들 앞에 나선 브린은 자신이 6살 때 구소련 난민으로서 미국에 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로이터통신은 아마존과 익스피디아 외에도 십여개의 IT기업들이 위헌 소송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출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1일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회합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지트허브가 제안한 것으로, 구글과 에어비앤비, 넷플릭스, 어도비 시스템스, 드롭박스, 에버노트, 핀터레스트, 세일즈포스 등이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업들도 우려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코뱃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행정명령이 보내는 메시지와 이민정책이 우리 고객들을 대하는 우리의 능력과 우리의 성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인도출신의 아제이 방가 마스터카드 CEO 역시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우리 사회의 균열에 매우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 겸 CEO도 전날 직원들에게 남긴 음성메시지에서 사회 다양성에 대한 은행의 지지를 반영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코카콜라 무타르 켄트 CEO 역시 "우리의 핵심 가치들과 믿음들에 반하는 입국 금지나 여하한 정책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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