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2천명 모인 자리서 이민자 출신 창업자·CEO 나서서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조치에 미국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이 대규모 임직원 시위까지 벌이며 강력히 반발했다.
구글 임직원 2천여 명은 3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마운틴뷰 본사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는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으며 각각 반이민법에 대한 생각을 발언했다.
피차이 CEO는 "(반이민 행정명령 이슈는) 우리 회사 설립의 근간에 관한 문제"라며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출신 이민자인 브린이 공동 창업하고 인도 출신 CEO인 피차이가 이끌고 있으며 다양한 국적의 직원으로 구성된 구글의 정체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브린 공동창업자도 직원들 앞에서 자신과 가족이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그는 러시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반(反)유대주의를 피해 6살이던 1979년에 미국으로 이주해온 인물이다.
구글 제품 매니저인 이란 출신 수피 이스마일자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탓에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할뻔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스위스 여행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려던 와중에 행정명령 시행 소식을 듣고 회사와 연락을 취했다.
구글 인터넷 이주 팀은 이스마일자데가 즉각 추방될 가능성 때문에 귀국을 잠시 보류했다가 연방법원이 강제추방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린 사이에 서둘러서 가장 안전한 경로로 귀국시켰다.
이날 구글의 시위로 지난 대선에서 실리콘밸리 IT 기업과 트럼프 새 행정부 간의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던 기업 가운데 하나며, 애플,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의 대표 IT 기업들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편에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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