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테헤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하면서 제기되는 핵합의안(JCPOA) 재협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에로 장관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31일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프랑스는 외교의 승리인 핵합의가 완전히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에로 장관은 전날 테헤란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핵합의안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란을 찾은 목적은 프랑스가 핵합의안의 수호자라는 점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미 정권이 출범한 뒤 핵협상에 참가한 국가의 외무장관이 이란을 찾은 것은 프랑스가 처음이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반(反)이민 행정조치에 대해 에로 장관은 "테러리즘과 싸우겠다는 명분으로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이고 노골적인 차별을 우려한다"며 "미 행정부는 이 조치를 철회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에로 장관은 31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알리 라리자니 국회의장, 알리 샴카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과 만난 뒤 귀국한다.
이번 방문에 맞춰 양국 기업인이 모이는 경제공동위원회도 열렸다. 프랑스에선 60개 기업이 테헤란을 방문해 마슈하드 공항 확장, 케르만샤 에탄올 공장 건설, 캐비아(철갑상어알) 생산 협력, 항공기 조종사 교육 등 양해각서 5건을 교환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핵합의안이 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유럽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이란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이 이란의 유전·가스전 개발에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지난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했다.
또 프랑스 자동차 회사 PSA 푸조-시트로앵 그룹, 르노도 이란에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프랑스 에어버스는 12일 이란 국영 이란항공에 A321 여객기 1대를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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