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에 새해 들어 새로운 스타가 쏟아지고 있다.
기존 강호들의 우승 소식은 잠잠한 반면 흙 속 진주처럼 알려지지 않던 유망주들이 속속 등장했다.
PGA투어는 2017년 들어 치른 4차례 대회에서 모두 뉴스타를 배출했다.
새해 첫 대회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와 두번째 대회 소니오픈에서는 1993년생 신예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스타로 발돋움했다.
토머스는 소니오픈 1라운드에서 최연소 59타를 친 데 이어 36홀 최소타, 54홀 최소타 타이, 그리고 72홀 최소타 기록까지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웬만한 골프팬들에게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유망주 가운데 한명이었다.
지난 연말 세계랭킹 22위에 오른 것도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CIMB 클래식 우승 덕이었다. CIMB 클래식은 정상급 선수들이 거의 출전하지 않는 B급 대회다.
하지만 토머스는 2017년 새해 벽두를 화끈하게 장식하며 다승 1위(3승), 상금랭킹 1위(380만 달러), 평균타수 2위(68.785타)를 꿰찬 PGA투어 최정상급 선수로 변신했다. 토머스는 단 2주 만에 세계랭킹 8위로 뛰어올랐다.
이어진 커리어빌더 챌린지에서는 세계랭킹 204위 허드슨 스와퍼드(미국)가 화려하게 나타났다.
2014년부터 PGA투어에서 뛰면서 92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3위 이내에 한 번도 입상한 적이 없던 스와퍼드지만 이제는 PGA투어 상금랭킹 7위(125만 달러)를 달린다. 세계랭킹도 89위로 도약했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복귀전으로 주목받은 PGA투어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욘 람(스페인)은 이 대회에 출전할 때는 세계랭킹 137위에 불과했다. 람은 이 대회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46위로 신분이 바뀌었다.
람은 3일 개막하는 피닉스오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 강호 대접을 받고 있다.
유럽프로골프 투어에서도 새별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3위 더스틴 존슨(미국)을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는 세계랭킹 102위에서 53위로 도약했다.
유럽프로골프투어 상금랭킹 1위까지 꿰찬 플리트우드는 유럽 골프의 새로운 간판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들 남자 골프의 새별들은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토머스는 조던 스피스(미국)와 함께 미국 대학 무대를 호령했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스피스는 "토머스가 이런 눈부신 선수가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람은 무려 60주 동안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지킨 아마추어 골프 절대 강자였다. 필 미컬슨(미국)은 "언젠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2010년 잉글랜드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플리트우드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다.
이들 새별의 화려한 등장과 달리 기존 강자들은 아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토머스의 우승을 지켜보더니 람이 스타덤에 오른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BMW 남아프리카오픈에서 다 잡은 우승컵을 연장전 끝에 놓쳤다. 그는 갈비뼈까지 다쳐 당분간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세계랭킹 3위 존슨은 중동 원정에서 플리트우드에 우승을 내준 뒤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세계랭킹 6위 스피스 역시 3위 두 차례뿐 우승 소식이 없다.
2017년 들어 세계 남자 골프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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