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재무·복지장관 인준투표 보이콧 이어 최측근 세션스 인준투표 연기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불복 법무장관대행 경질에 민주 반발
백악관 "인준지연 터무니없어" 정권출범 열흘여만에 민주와 정면 충돌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심인성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각료 내정자에 대한 인준투표를 거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이 커다란 후폭풍을 몰고 온 가운데 그가 이 행정명령 이행에 반기를 든 법무장관 대행을 한밤중에 전격 경질하는 등 초강수를 두자 인준 지연 작전으로 강력한 맞불을 놓은 것이다.
백악관은 민주당의 인준 지연을 "터무니없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서는 등 트럼프 정권출범 열흘여 만에 백악관과 민주당이 가히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미 의회 상원 재무위원회와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재무위 소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와 톰 프라이스 보건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준투표 참여를 공식으로 거부했다.
공화당 소속 오린 해치(유타) 재무위원장은 "우리가 이 두 사람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왜 자신들의 상임위인 재무위를 지지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이는 부분적으로 그들이 단지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에 다시 인준투표를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민주당이 초반부터 문제를 제기해 온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므누신 내정자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의 억만장자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원칙 등과 결부돼 집중 표적이 됐고, 프라이스 내정자는 그가 공화당 보험정책 설계자 중의 한 명으로 트럼프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을 관장하는 주무 부처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견제의 대상이 됐다.
민주당은 직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건강보험 정책인 '오바마케어'를 사수하려고 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취임 첫날 오바마케어 폐지 및 대안 마련에 관한 행정명령에서 서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상원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반 이민' 행정명령 설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의 인준투표를 다음 달 1일로 전격 연기했다.
세션스 내정자에 대한 인준투표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반대파를 짓누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세션스 내정자는 그렇지 않아도 인준의 길이 험난한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밤중에 법무장관 대행을 전격 해임하고 후임을 임명함에 따라 그의 인준을 둘러싼 논란은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대통령의 불법적 명령에 맞서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며 "법무장관은 그렇게 할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하지만 세션스 내정자가 그렇게 할지 확신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 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
틸러슨 내정자는 상원 외교위를 통과해 하루 후인 2월 1일 상원 전체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매우 자격이 있는 각료 후보들의 인준이 지연되는 것은 민주당이 상임위를 보이콧하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심지어는 상임위 자체에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비난했다.
shin@yna.co.kr,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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