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외교위원장 '北정권교체-체제전복-ICBM 타격' 모색 거론(종합)

입력 2017-02-02 00:22   수정 2017-02-02 00:23

美상원 외교위원장 '北정권교체-체제전복-ICBM 타격' 모색 거론(종합)

상원 외교위 첫 북핵 청문회…"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

전문가들 "북핵 '그랜드 바겐'은 꿈에 불과", "고위급 대북특사 필요"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31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북핵 청문회를 열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해법을 논의했다.

상원 외교위가 각료 인준청문회 이외에 현안과 관련해 청문회를 연 것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그만큼 북핵 위협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날 청문회에선 제재 위주의 대북접근법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북한 정권교체, 체제전복 활동,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선제타격 필요성 등 격한 주장들이 쏟아졌다.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북한의 위협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다. 강력한 제재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고, 우리는 이미 제재로는 바꿀 수 없는 항로에 들어서 있다"면서 "현행 대북접근법은 작동하지 않고 있고, 북핵 위협의 시급성은 우리에게 새로운 사고(접근)를 하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예를 들어, 북한 비핵화가 단기적으로 여전히 현실적인 정책 목표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안으로 미국이 '비활동적' (non-kinetic) 조치 수단을 이용해 선제적으로 정권교체를 모색하는 정책적 접근을 고려해야 하는가? 최근의 북한 고위급 외교관 탈북은 체제 불안정을 활용해 볼 기회가 있을 수도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 미국이 발사대에 있는 북한의 ICBM을 선제공격할 준비를 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반문 형식이지만 초강경 대응책 필요성을 주문한 것이다.

그는 특히 중국 등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을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뒤 "세컨더리 보이콧이나 다른 것들이 이행되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우리의 활동을 좀 더 체제전복적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은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대북기조 3원칙인) 외교, 억지, 제재는 여전히 중요한 수단이고 우리는 제재를 강화하는 노력을 배가하는 동시에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 일본 등과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ICBM 위협 속에 우리는 지금의 가정(북핵 위협)에 맞서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할 의무가 있다"고 역설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메릴랜드) 의원도 "북한 지도자(김정은)의 성명에 따르면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하는 마지막 단계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만약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한다면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핵무기로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여전히 우리 편이냐? 우리 편이 아니라는 점에 모든 사람이 우려하고 있다"며 조속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과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협상을 통해서는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기 어려운 만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압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이 중차대한 시점에 지구 상의 많은 진지한 인사들은 과거에 종종 그랬던 것처럼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을 다시 대화의 테이블로 유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북한의 모습이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바라보면서 매우 불편한 2가지 진실을 직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첫째는 지금의 북한 지도부가 절대 핵 옵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 입장에서 비핵화에 응하는 것은 통일이라는 신성한 임무를 포기하는, 즉 존재의 이유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따라서 외국의 핵 포기(압박)에 굴복하는 것은 단지 북한 지도부의 굴욕이나 수치를 넘어 정권의 비합법화, 불안정화를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두 번째는 국제사회의 핵 포기 간청이나 정상회담, 회의, 협상 등으로는 절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주권 국가들은 국가의 필수 이익을 (어떤 것과도) 맞바꾸지 않는다"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과거 핵 협상을 통해 대북 에너지 지원,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의 양보를 했는데 그런 개입 정책을 통해 이뤄내지 못한 것이 바로 북한 비핵화"라고 지적했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특히 "(북미 양국이) 상호 관심사를 한꺼번에 올려놓고 동시에 타협하는 이른바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은 단지 꿈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는 앞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 일본 배치와 본토 미사일 방어시스템 강화 등 대북 방위 태세 강화를 포함한 '위협 감축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테러지원국 재지정, 혹독한 제재 이행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 지도자(김정은)가 핵 프로그램을 내부 통치 정당화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만큼 평화적 비핵화를 위한 기회의 창은 닫힌 것 같다"면서 "북한은 이란, 이라크, 리비아로부터 '핵무기를 갖고 있어야 망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현재 미·중 간의 지정학적 불신이 만들어 낸 공간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해 직접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와 함께 "새 정부가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또 시간이 필요하면서도 시급한 이슈(북핵)에 지속적 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료 및 정치적 지지기반을 확보하며, 안 그래도 현안이 많은 미·중 관계와 따로 분리해 대처할 수 있도록 북핵 문제를 따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고위급 대북특사를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s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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