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국가연합 수장 "트럼프 반 이민정책은 전략적 위협…맞서야"

입력 2017-02-01 07:32  

남미국가연합 수장 "트럼프 반 이민정책은 전략적 위협…맞서야"

삼페르 사무총장 이임연설…"국경장벽으로 미국과 중남미 분리될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이임하는 남미국가연합(UNASUR) 수장이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정책과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전략적인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에르네스토 삼페르 남미국가연합 사무총장은 이날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고별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과 보호무역주의가 중남미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역내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대신 당당하게 맞설 것을 촉구했다고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콜롬비아 대통령을 역임한 바 있는 삼페르 사무총장은 이 날짜로 남미국가연합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다.

삼페르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표와 일련의 행정명령에 과잉흥분하지 말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복잡한 전략적 위협에 직면해있음을 알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경장벽으로 멕시코가 영향을 받으면 중남미도 영향을 받으므로 미국과 중남미가 분리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남미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면서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래를 추구하면서 유화정책 신드롬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신속하면서도 차분하게 자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내일 대처한다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루와 콜롬비아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겪는 멕시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지만, 역내 다른 국가들은 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에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남미는 불법이민과 마약밀매를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세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건설 계획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멕시코산 제품에 고율의 국경세를 부과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을 벌여 자국에 유리하지 않으면 나프타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 27일 120일간 난민의 미국입국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리비아·소말리아·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등을 90일간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후 주말 동안 미국과 이들 국가, 제 3국 공항 등에서는 해당 국적자들이 억류되거나 비자 발급이 중단되는 등 입국을 둘러싼 커다란 혼란이 불거지면서 이슬람권 국가를 비롯한 전 세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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