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사위외교…큐슈너·덩샤오핑 손녀사위와 투자협상"

입력 2017-02-01 12:58  

"美中 사위외교…큐슈너·덩샤오핑 손녀사위와 투자협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와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가 최근 뉴욕에서 회합을 하고 투자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周刊)은 1일 최근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36) 백악관 선임고문과 덩샤오핑 외손녀의 남편 우샤오후이(吳小暉·50) 중국 안방(安邦)보험 회장의 회합 소식을 전했다.

우 회장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 8일 후인 지난해 11월 16일 월도프 아스토리아 뉴욕 호텔의 중식 레스토랑에 쿠슈너를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안방이 2014년 19억5천만 달러(2조2천억원)에 매입한 호텔로 만찬 자리엔 한 병에 2천100달러(242만원)짜리 고급 와인이 나오기도 했다.

쿠슈너는 당시 추진 중인 부동산개발 사업의 자금부족, 고리대출 문제를 호소하며 우 회장의 투자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는 가족 소유 부동산 회사가 보유한 뉴욕 맨해튼 5번가 666번지 고층건물의 재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나 오는 2019년까지 11억 달러의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였다.

자금난에 봉착한 그는 트럼프 진영의 재정고문 중 한 명인 벤저민 로스키의 소개로 현재 2천850억 달러(328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안방보험에 구조신호를 보냈고 협의가 이뤄진 것이다.

이 자리에서 우 회장은 쿠슈너에게 '장인'을 만나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으로 트럼프의 총애를 받고 있는 쿠슈너는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내정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부상한 상태다.




1966년 원저우(溫州) 출생의 우 회장도 중국 현대사의 최고실세였던 인물의 사위로 쿠슈너 못지않다. 우 회장의 부인 덩줘루이(鄧卓芮) 모친은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의 장녀 덩난(鄧楠)이다.

우 회장 부부가 지난해 이혼했다는 설도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우 회장은 덩줘루이에 앞서 유력가 집안의 딸들과 잇따라 결혼하며 '관시'(關係)를 사업 인허가에 잘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전처 부친 루원거(盧文가<舟+可>)는 저장(浙江)성 부성장과 항저우(杭州)시장을 지낸 인물이다.

안방그룹은 설립 13년이 됐는데 본사는 닝보(寧波)에 두고 베이징에 대형사옥을 두고 있다. 창업 당시 자본은 750만 달러였으나 2014년에는 1천억 달러로, 현재는 8천500억 달러로 치솟은 상태다. 지난 3년 사이 한국의 동양생명, 네덜란드 비바트보험, 벨기에 나겔마커스 등 거침없는 글로벌 인수·합병(M&A)으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중국기업으로 꼽힌다.

우 회장은 또 신중국 건립의 10대 공로자 중 한 명으로 상하이시장과 외교부장을 지낸 천이(陳毅)의 아들 천샤오루(陳小魯)도 안방보험의 최고 경영진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두 사위의 비밀스러운 만남과 투자협상 소식은 지난달 8일 뉴욕타임스(NYT)에 실렸다. 미국 주류매체들과 민주당은 즉각 비판을 쏟아냈으나 다음날 중국의 또 다른 거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뉴욕에서 트럼프를 만나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는 소식에 묻히고 말았다.

쿠슈너 측은 사업과 공직 간 이해상충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선 승리 이전부터 진행됐던 투자협상이었다"면서 조속히 666번지 건물 자산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아주주간은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강경노선을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최고 실력자인 트럼프와 쿠슈너가 각각 중국의 두 거부 기업인에게 손을 내민 것은 국제정치의 엄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금전, 권력 거래의 색채가 짙은 이번 '사위 외교'가 앞으로 미·중 관계가 상상하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갈 공산이 작지 않다는 점도 암시한다고 강조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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