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시민이 빌린 책 사줬더니 "동네서점이 도서관됐네"

입력 2017-02-0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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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시민이 빌린 책 사줬더니 "동네서점이 도서관됐네"

책 읽는 시민, 동네서점 매출 '쑥'…'희망도서 바로 대출제' 전국서 벤치마킹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용인시가 시민이 서점에서 책을 빌리면 대신 책값을 서점에 지불하는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를 시행했더니 영세한 서점의 매출액이 증대하고, 시민들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도서관이 책을 구매해 소장하고 있으면 이를 시민이 빌려 읽고 반납하는 기존의 도서대출 시스템에서 벗어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작지만 놀라운 성과를 가져왔다.

용인시는 2015년 7월부터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를 시민 200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시민들이 서점에서 새 책을 무료로 빌려 본 뒤 빌린 서점에 반납하면 시가 책값을 서점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시민들의 독서문화를 확산하고 동네서점의 매출증대를 목적으로 용인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제도다.

5만원 이상의 고가이거나 만화책 등은 대출 대상에서 제외했고, 한 달에 5권까지 2주간 빌려볼 수 있게 했다. 1회에 한해 1주일간 연장도 가능했다.

시는 이용자의 반응이 좋자 2016년부터 모든 시민으로 서비스 대상을 넓히고, 용인지역 20개 동네서점 가운데 17곳과 협약을 맺어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에 참여시켰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동안 공공도서관에서 신간 서적을 빌려보려고 3주에서 한 달가량 기다리던 시민들이 집 앞 서점에서 바로바로 원하는 책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지난 한 해 동안 1만3천686명의 시민이 동네서점에서 총 5만5천460권을 빌려 봤다.

용인시는 시민이 빌린 책값으로 이들 서점에 총 6억4천만원을 지불했다. 시민들의 인기가 워낙 많다 보니 연말이 오기도 전인 10월 30일 예산이 바닥났다.

동네서점도 매출증대라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

협약을 맺은 17개 동네서점 모두 대출제 시행 이후 평균 1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아파트 단지 인근에 있는 기흥구 동백문고와 수지구 수지문고는 매출액이 30% 이상 올라갔다.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처인구 김량장동 용인문고는 10∼15%, 명지문고는 10%가 증가했다.

노인이 운영하는 골목 안 영세 소형서점들도 평균 5∼10%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에는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에 참여하는 서점이 18개로 한 곳 늘었다.

희망도서 바로대출제의 이런 효과가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안산·오산시, 전남 여수·나주시가 용인시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했고, 경기 수원·부천시도 올해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희망도서 바로대출제가 '정부3.0 경기도 대표 우수 행정서비스 사례'로 선정돼 지난해 9∼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주관 정부 3.0 국민체험마당에도 참가했다.

용인시는 서점을 방문해 서비스에 가입하고, 1∼2일 뒤 책을 빌리던 지난해 방식을 올해부터는 공공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바로 빌려볼 수 있도록 변경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용인시는 올해 '책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어 보다 많은 시민이 원하는 도서를 대출해 읽고 좋은 자료를 도서관이 소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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