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불출마에 野 주자들도 '술렁'…물밑선 손익계산 복잡

입력 2017-02-01 17:19   수정 2017-02-01 17:26

반기문 불출마에 野 주자들도 '술렁'…물밑선 손익계산 복잡

文 '대세론 굳히기'·이재명 '黃 대비 선명성' 부각·안희정 '충청표심 흡수'

안철수, 3지대 대표주자로 '文vs安 구도' 기대·孫도 제3지대 움직임 박차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야권의 대선 레이스도 출렁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양강구도'가 해체되면서 반 전 총장을 지지하던 중도층 표심이 어디로 흡수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야권 내에서의 경쟁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야당 주자들은 저마다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자신하면서 이후 지지율 상승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반 전 총장의 이번 결정이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에 경계심을 보이고 있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불안한 판세가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전 대표 진영에선 대세론을 굳힐 절호의 기회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의 지지율로 독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10% 중반대의 지지를 받아온 반 전 총장이 탈락하고, 10% 초반이나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는 다른 주자들과는 격차가 큰 만큼 표심이 자연스럽게 '대세'를 형성한 문 전 대표로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계기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 보수 후보가 보수·중도층 표심을 집결시킬 경우 문 전 대표로서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반 전 총장이 자리를 비운 '제3지대'의 맹주 자리에 다른 주자들이 몰려들 경우 오히려 민주당의 원심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문 전 대표를 따라붙어야 하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은 반 전 총장의 지지세력을 흡수할 경우 추격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판단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이 시장의 경우 보수층을 대표하는 후보가 황 권한대행이 될 경우에는 특유의 '선명성'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

안 지사의 경우에는 '충청표심'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반 전 총장으로 대변되던 '충청대망론'을 안 지사가 떠안게 되면서 야권 대선 주자들 가운데는 가장 탄탄한 지역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시장과 안 지사 측에서는 "오히려 야권 주자들끼리의 싸움이 되는 것보다는 반 전 총장을 향해 공세를 펴면서 레이스를 치르는 것이 나았다"는 부정적인 해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 본인이 호언장담한 "이번 대선은 문재인 대 안철수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구도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안 전 대표 측에서는 반 전 총장이 아닌 안 전 대표가 '중간세력'의 대표주자가 되면서, 문 전 대표의 대항마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개헌을 외치고 있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역시 활동 공간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반 전 총장의 포기로 민주당 후보들의 기세가 올라갈 경우 대세론이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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