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신설역 이름 결정 놓고 논란 예고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이승만 전 대통령 아호인 우남(雩南)을 딴 지하철 역명이 등장할까.
위례신도시 내 성남시 구역에 신설될 가칭 '우남역'(지하철 8호선 추가역) 명칭이 국정 교과서 논란 와중에 새삼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다 대선에 출마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1일 국립현충원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이 전 대통령을 "친일 매국세력의 아버지"라고 비판하고 나서 더욱 관심이 쏠리게 됐다.
'8호선 추가역'은 위례신도시 입안 단계부터 정부 자료에서 '우남역'으로 소개돼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추가역이 설치되는 행정구역은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이다.
우남역 명칭은 2008년 국토교통부가 위례신도시(당시 송파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하면서 비롯됐다.
이후 국토부는 2014년 5월 위례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과 2015년 6월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변경) 승인 고시에서 노면 전철(위례선)을 신설 예정인 8호선 우남역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12일 LH 토지주택연구원이 공개한 '위례신도시 대중교통전용지구 선형구간 활용방안 연구' 보고서에도 우남역이 신설역으로 표기돼 있다.
이를 전후해 각 건설사가 앞다퉈 아파트·상가 분양 홍보자료에 우남역 명칭을 사용하면서 널리 퍼졌다. 현지 부동산업소들이 만든 위례신도시 안내도나 홍보물에도 빠짐없이 우남역이 등장한다.
'우남' 명칭은 도로명 '우남로'에서 유래됐다.
성남시 기록에 따르면 1953년 9월 6일 남한산성을 방문한 이 전 대통령이 그 다음 달 16일 남한산성 수축을 지시한 이후 지금의 복정역 사거리와 남한산성을 잇는 도로를 개설해 1955년 6월 15일 우남로로 개통했다.
성남문화원이 이달 발행하는 '성남지명총람'에는 "약진로를 거쳐 산성삼거리에서 남한산성으로 가는 길로,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호를 따서 우남로라고 부른다"며 "이 대통령이 남한산성에 다녀가면서 성역화하라고 지시한 데서 유래했다"고 기록돼 있다.
1960년 4월 우남로 표지석이 철거되고 1986년 서울시계에서 산성동까지 새로운 포장도로(지방도 342호선 약진로)가 개설된 이후에도 우남로 명칭은 남아 있었다.
우남로는 새 주소 정책을 계기로 행정안전부 중앙새주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2009년 7월 10일 '헌릉로'로 변경 고시되면서 공부상에서 사라졌다.
성남시는 위례신도시 입주 이후 '우남역' 명칭 사용에 대한 민원이 우려되자 지난해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이후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우남역 대신 '(가칭)8호선 추가역'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공사 홈페이지와 건설업체와 부동산업체 홍보물 등에서는 '우남역'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8호선 추가역' 건설 사업은 지난해 9∼12월 설계공모를 거쳐 올해 1월부터 기본·실시설계 용역이 진행 중이다.
새 역명은 사업시행자인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관할 서울시에 역명 승인을 의뢰하면 행정구역인 성남시와 주민 의견을 수렴해 지명위원회에 상정하고 이후 지명위원회가 심의해 결정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역명은 개통 시기에 맞춰 지명위원회에 상정해 결정될 예정이어서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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