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극우 매체인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수석편집자인 밀로 야노풀로스(33)가 백인 남자 대학생만을 위한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을 강행해 백인 국수주의 논란을 부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야노풀로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야노풀로스 특권 보조금'의 신청자를 전날부터 받기 시작했다.
자금은 극우 선동가와 개인 기부자들의 돈으로 충당된다.
야노풀로스가 몸담은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현재 격렬한 비판에 휩싸인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주도한 극우 성향의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 스티브 배넌이 공동창업한 매체다.
배넌은 이 매체를 통해 이민·유대인·무슬림 반대 메시지를 줄기차게 전파해왔다.
그리스 태생의 영국 출신 언론인인 야노풀로스는 지난해 7월 백인 남대생만을 위한 장학금 프로그램을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격론을 벌이던 중 험한 말을 사용해 트위터 이용 중단 조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백인 국수주의를 노골화한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맞이해 지지자들이 결집하면서 제 뜻을 펼칠 기회가 오자 곧바로 신청자 모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브레이트바트 뉴스 인터뷰에서 "젊은 백인 남학생들이 교육의 혜택을 못 받는다"면서 "개인 기부자들과 뜻을 모아 백인 남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인 남학생들의 전공이나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그들이 교육의 목표를 이루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신청은 이달 14일까지 이뤄지며, 장학금 수혜자는 3월 31일 발표된다. 수령자로 결정되면 2천500달러(약 289만5천 원)를 받는다.
장학금은 미국 국세청의 승인을 받는 대로 해당 학생의 학교로 직접 전달된다.
백인 남학생만을 위한 장학 프로그램에 학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이어 헤이니 로페스는 CNBC 인터뷰에서 "소수집단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은 역사적으로 학교, 직장, 사회에서 소외되고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면서 "백인 남자만을 위한 우대정책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또 "통합의 도덕적, 사회적 중요성을 조롱하는 처사이며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에디 글라우드 주니어 교수도 "백인 남학생 장학 제도는 명백하고, 전혀 미안한 기색도 없는 백인 국수주의자의 의제"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서로 연계한 백악관의 배넌과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야노풀로스 때문에 우리가 모두 매우 곤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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