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이매진] 솔향에 커피향 그윽한 강릉

입력 2017-02-12 08:01  

[연합이매진] 솔향에 커피향 그윽한 강릉

(강릉=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대관령을 넘어 강릉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쇼트트랙, 컬링 등 빙상경기가 열린다. 경기장 주변의 유명 관광지로는 경포호와 경포대, 허균ㆍ허난설헌 기념공원, 안목해변 커피거리 등이 있다.

여행의 자유가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 ‘고래 잡으러 동해로 떠난’ 사람들에게 강릉의 경포대는 꿈의 여행지였다. 동계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있는 강릉은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다.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가 펼쳐지는 아이스 아레나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인근에 강릉의 대표문화유산인 경포대와 경포호가 있다.

자연 석호인 경포호는 수면이 거울과 같이 잔잔하고 맑다고 해서 ‘경포’(鏡浦)라고 불리는데, 퇴적물이 만(灣)의 한쪽 입구를 막아 바다가 호수로 변했다. 지금 경포호의 둘레는 4㎞에 불과하지만 예전에는 12㎞에 달할 정도로 드넓은 호수였다고 한다. 경포호 옆에 있는 ‘선교장’이라는 이름에서도 지금보다 더 넓었음을 알 수 있다. 300여 년 동안 그 원형이 잘 보전된 한국 최고의 전통가옥인 선교장은 경포호수가 집 앞까지이어져 배로 다리를 놓아 건넜다고 해서 ‘배다리집’으로 불렸다.

경포호 주위로는 볼거리가 쏠쏠하다.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산책로가 나 있다. 그 주변에는 다양한 조각품이 설치돼 있다. 강릉 3.1독립 만세운동기념탑이 있는 경포호 관광안내센터에서 경포해변 쪽으로 걷다 보면 고려 말 강원도 안찰사 박신과 강릉 출신 기생 홍장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홍장암과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조각품이 줄지어 있다. 홍장암은 경포팔경 가운데 하나인 ‘홍장야우(紅粧夜雨·홍장암의 밤비)’에 해당하는 바위다.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조암(새바위)과 누각 월파정은 짙은 안개가 끼면 그림 속 풍경처럼 아름답다.





경포호 주변에는 경포대, 해운정, 경호정, 금란정, 상영정 등 호수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정자가 들어서 있다. 그중 야트막한 언덕에 지어진 경포대는 경포호와 더불어 관동팔경의 으뜸 경관을 자랑한다. 고려 때 세워진 경포대는 정면 5칸 측면 5칸의 팔작지붕 구조다. 누각 안쪽에는 숙종 임금을 비롯해 시인 묵객의 현판이 걸려 있다. 강릉 12향현(鄕賢)의 한 분인 삼가(三可) 박수량은 경포대에 올라 “거울 같은 경포호수 맑고도 깊어/ 형상은 비추어도 속마음이야/ 호수가 마음까지 비춘다면/ 경포대에 오를 사람 몇이나 될까”라고 읊었다.

용마루 아래 ‘제일강산(第一江山)’이란 현판을 단 경포대 누각에는 밤하늘의 달, 바다에 비친 달, 호수에 비친 달, 술잔에 비친 달, 앞에 앉아 있는 님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 모두 5개의 달이 뜬다고 한다.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경포대의 달밤 풍경을 관동팔경 중 으뜸이라고 했다. 달빛이 없어도 경포대에 올라 호수를 내려다보면 마음이 잔잔해진다.







경포호에서 차로 15분 달리면 안목해변 커피거리다. 커피향이 궁금할 즈음에 경포호에서 창해로를 따라 달리는 길은 하얀 모래사장과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 해안도로다.겨울에는 차량이 그리 많지 않아 걷기에도 좋다.

안목해변은 ‘커피거리’라는 명성답게 900m 정도 뻗어 있는 해안선을 따라 30여 개의 커피전문점이 늘어서 있다. 제각기 개성 넘치는 건물 외관을 뽐내는 카페들은 색다른 인테리어와 특유의 커피 제조 비법으로 여행자를 유혹한다. 카페 대부분은 바다 방향의 벽면을 통유리로 만들어 안목해변과 커피거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했다. 멋진 바다 풍경을 앞에 두고 짙은 향의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여행의 피로는 싹 가시고 행복감이 밀려온다.







◇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 = 강릉 경포호 옆에 있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을 찾으면 올림픽 유치부터 경기장 시설 건립 현황, 대회 준비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제전시관에는 동계스포츠 종목에 맞게 자세를 취하고 있는 조형물이 대형을 이루고 있다. 4D체험관에서는 동계스포츠경기를 스릴 넘치게 느껴볼 수 있다.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3D 안경을 쓰고 입체 영상을 보고 소리를 듣고 바람을 느끼며 스키점프, 봅슬레이, 스노보드 종목을 해볼 수 있다. 가상현실(VR)로 쇼트트랙이나 스키점프를 즐길 수도 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2월호에 [커버 스토리]로 실린 글입니다.

chang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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