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상전이물질 이용한 차세대 홀로그램 기술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상전이(相轉移) 물질을 이용해 초고해상도 픽셀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홀로그램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일 칼코게나이드계 상전이 물질인 '게르마늄안티몬텔룰라이드'(GST)로 만든 홀로그램 소자를 이용,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 픽셀로 된 가로·세로 3㎝의 홀로그램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현재 홀로그램 영상은 액정을 이용한 공간 광변조기 방식으로 액정에 전압을 걸어 빛의 위상·편광을 변경해 홀로그램 영상을 만든다.
하지만 액정 소자는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픽셀 구현이 어려워 홀로그램의 화질과 시야각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메모리 소자로 연구됐던 상전이 물질(GST)을 이용했다. 상전이 물질은 비정질 상태와 결정질 상태가 있으며 이에 따라 투과율과 굴절률이 변하는 물질이다.
이를 이용하면 마이크로미터 수준 이하의 픽셀을 만들 수 있고 빛의 위상 조절이 가능해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방식으로 기존 액정을 이용한 방법보다 픽셀을 약 4분의 1 정도 작게 만들어 빛의 파장에 가까운 픽셀 크기를 구현했다.
연구진은 인듐주석산화물(ITO) 박막 사이에 상전이 물질(GST)을 쌓아 복층박막구조의 홀로그램 소자를 제작했다며 이를 통해 상전이 물질층의 두께를 유지하면서 투명전극 층의 두께를 조절, 특정 색상에서 위상변조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자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별도 컬러필터 공정 없이 박막 두께를 조절해 투명 전극층의 두께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연구진은 레이저를 이용한 상전이를 통해 1마이크로미터 수준의 픽셀로 구성된 3㎝ 크기의 홀로그램을 구현하고 스마트폰 LED 같은 보통 LED 빛만으로도 홀로그램 영상을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는 시제품도 제작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상전이 물질을 기반으로 2년 안에 패널 형태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제작해 디지털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하고, 이를 동영상 구현과 플렉시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황치선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장은 "현 수준의 연구결과는 상전이 물질을 이용해 정지상태의 홀로그램 이미지를 구현하는 수준"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차세대 광 변조장치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기가코리아사업단 지원으로 경북대 이승열 교수와 ETRI 연구진이 수행한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월 24일자)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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