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광고판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새해인사를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례를 깨고 춘제(설날) 연휴가 다가도록 화답하지 않아 중국인들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2일 중국 관영 환구망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광고판을 사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해인사를 했다.
이 광고판에는 100개 중국기업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인들에게 '신춘콰이러'(新春快樂.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라는 내용으로 새해 인사를 하는 문구를 담았다.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옮기기전에 거주하던 트럼프 빌딩에 가까이 위치해 있고 트럼프 빌딩에는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 부인과 막내아들이 거주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이런 광고를 게재한 것은 환율정책 등에서 대중 강경입장을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유화 제스처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십수년간의 관례를 깨고 춘제에 중국인들의 새해 인사에 화답하지 않아 중국인들의 심사가 편치않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물론 부시, 클린턴 행정부에서도 매년 춘제가 되면 관례적으로 중국인들에게 새해인사를 전했다.
한 중국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춘제 새해인사를 하지 않은 것은 중국에 대해 '딴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며 환율공세와 함께 대만,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야기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한 중국 네티즌은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인사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중국의 문화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조롱섞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속담에 '족제비가 닭에게 새해인사를 하다(나쁜 마음을 품다)"라는 말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족제비가 되고싶지는 않은 모양이라고 네티즌은 부연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서 이전에 미국이 보여줬던 다양성, 포용성은 종적을 감추고 '세력'이라는 두 글자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미국에서 범죄율과 실업률이 높아지고 치안혼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모두 자기들과는 다른 사람들 때문이라는 인식을 부지불식간에 불어넣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인들도 재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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