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선 한국산 후판 수입 증가에 경계' 눈초리'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글로벌 공급과잉에 트럼프 리스크, 캐나다의 반덤핑 관세까지 우리 철강업계에 악재가 겹쳤다.
수출 호조를 보였던 일본에서도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경계 움직임이 퍼지는 상황이다.
2일 코트라(KOTRA)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깜짝' 실적을 올렸던 철강업계에 최근 안 좋은 소식들이 잇달아 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제작되는 모든 송유관은 미국산 철강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 확대를 공약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철강업계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철강업체가 미국에 수출한 송유관은 47만t(약 2천900억원)이었다.
특히 매년 10만t가량의 송유관을 미국에 수출해온 현대제철[004020]과 세아제강[003030]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송유관을 만드는 데 쓰이는 철강제품을 공급해온 포스코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캐나다는 한국산 철강구조물에 최대 42.8%의 반덤핑 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내렸다.
캐나다 국경관리청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6개 국가의 철강구조물 반덤핑 및 상계관세 예비판정 결과에서 한국, 중국, 스페인에 대해 덤핑과 보조금 지급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현지 철강회사 3곳은 한국산 등의 철강제품이 자국에서 팔리는 것보다 낮은 가격에 수입되고 있다며 제소했다.
우리나라 산업용 철강구조물의 캐나다 수출은 지난해 1∼11월에 전년동기대비 368.2% 증가한 7억976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런 급증세가 캐나다 측의 반덤핑 예비판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수출 호조를 보이는 일본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일본은 지난해 8월부터 한국산 후판(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일본 대형 철강업체로 현지 최대 조강 생산량을 보유한 신일철주금의 후판 공장인 오이타 제철소에서 지난달 5일 화재가 발생해 현지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한국산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
포스코[005490]와 동국제강[001230] 등은 최근 신일철주금으로부터 후판 공급을 문의받고 계약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일본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게 문제다.
더군다나 한국산 철강은 수출량은 늘어난 반면 수입단가는 오르지 않아 일본 후판 업계에서 부당거래라는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당장은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일본 업계의 동향과 정부의 대처 방향을 한동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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