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개인의 일탈일 뿐 체육계 문제로 비화 바람직하지 않아"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국제 올림픽 무대에서 감동과 환희, 용기를 주며 '국민 영웅'으로 자리했던 강원 출신의 스포츠 스타들이 폭력 사건에 휘말려 실망감을 주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2016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레슬링선수 김현우(28)는 친형과 쌍방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2일 김현우와 김 씨의 친형(31) 등 2명을 특수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다.
김 씨는 이날 오전 2시 16분께 원주시 서원대로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버릇이 없다'는 이유로 형이 술병으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치자 김 씨도 형의 머리를 술병으로 내리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김 씨 형제는 인근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형제는 술김에 우발적으로 이뤄진 형제간의 다툼인 만큼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간에 위험한 물건인 술병으로 서로 폭행한 사건이라는 점은 김 씨 형제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경찰은 주점 업주 등의 목격 진술과 CCTV 등을 토대로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다.
2012 런던올림픽 그레코로만형 66㎏에서 금메달을 딴 김현우는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체급을 올려 75㎏급에 도전했다.
그러나 16강전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분패한 뒤 투혼을 발휘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32)은 2015년 12월 말 후배를 폭행한 일로 사실상 역도계에서 퇴출당했다.
사재혁은 2015년 12월 31일 오후 11시께 춘천시 근화동 한 호프집에서 역도 유망주인 후배 황우만이 자신에게 맞은 일을 소문내고 다닌다며 주먹과 발로 얼굴 등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았다.
당시 황우만은 광대뼈 부근이 함몰되는 등 전치 6주의 상처를 입었다.
역도연맹은 선수위원회를 열어 후배를 폭행한 사재혁에게 '선수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국제무대까지 이름을 떨쳤던 스포츠 스타 사재혁은 한순간의 실수로 역도계에서 사실상 영구 퇴출당한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폭행과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과 항소심에서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은 사재혁은 지난해 11월 벌금형이 확정됐다.
그나마 그동안 국제대회 입상으로 받아온 월 100만 원의 '경기력 향상 연구 연금'까지 박탈되는 위기는 넘겼다.
도내 체육계 관계자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국민적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스포츠 스타들이 폭력 사건에 휘말린 점에 대해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개인의 일탈 차원을 넘어 자칫 체육계의 문제로 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체육인 스스로 몸가짐과 주변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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