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내부형 교장공모제 '코드 인사' 논란 재점화

입력 2017-02-02 14:48  

제주 내부형 교장공모제 '코드 인사' 논란 재점화

교육청 "개입 불가능…원칙에 따라 민주적·통합적으로 진행"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에서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이석문 교육감의 '코드 인사'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도교육청은 원칙에 따라 인사를 진행했고 교육청의 개입은 불가능하다며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2일 제주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내부형 교장공모에는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교육경력이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이면 지원할 수 있으며, 이 제도로 이 교육감 취임 후 2014년 9월 도내 처음으로 평교사가 종달초 교장에 부임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평교사 3명이 공모교장이 됐다.

이에 대해 제주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들 3명이 모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이며 최근 진행된 애월중 내부형 교장공모에서도 전교조 제주지부장 출신 교사가 임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교조 제주지부장을 지낸 이 교육감이 제도를 악용해 '코드 인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내부형 교장공모는 학연·지연 등 파벌에 따른 학교의 선거장화라는 부작용이 있으며, 교육감이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공모절차를 진행하게 될 경우 다른 교원은 사실상 응모가 어렵고 교육감과 같은 조직에 몸담았거나 선거 과정에 도움을 준 이들을 위한 보은인사에 활용될 개연성이 크다"고 했다.

교총은 "교사가 교장이 되려면 30여년의 연구·근무실적과 벽지근무 가산점 등 많은 부분이 필요하고 교육전문직 시험도 경쟁이 치열한데, 직선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공유한다고 해서 코드·보은 인사를 한다면 누가 교육에 헌신하겠는가"라며 "교육청은 코드 인사를 중단하고 공정한 인사원칙을 지켜라"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제주도교육청은 "절차와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했음에도 공교롭게도 전교조 출신 교사들이 높은 평가를 받아 공모교장이 된 것뿐"이라며 "내부형 교장공모는 특정인을 위한 불공정한 제도가 아닌 제주교육 발전과 소규모학교 활성화를 위한 통합의 인사이자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원칙에 따라 민주적·통합적으로 진행했다. 공모교장 심사위원 50%가 외부인사로 구성되는 등 절차와 과정상 공모과정에서 교육청 개입이 작용할 수 없으며, 애월중 교장 인사는 교육부 최종 결정이 나와야 알 수 있다"며 교총의 주장을 반박했다.

도교육청은 "교육주체(지역사회·학교)의 민주적 합의와 공감대를 거쳐 소규모학교 활성화를 위한 신념과 비전을 가진 교원을 공모교장으로 선발하고 있다"며 "이 교육감 취임 후 공모교장 문호를 개방, 열정과 비전을 가진 평교사가 공모교장으로 진출해 학교 현장에서 희망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교육주체의 참여와 합의·소통으로 추진되는 교장공모제가 후퇴해서는 안된다. 교육부 역시 전체 학교의 3분의 1 이상을 공모교장으로 선발하라며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며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시행을 위해 다양한 제주교육 주체와 소통하면서 제도개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에서는 앞서 지난 2015년에도 이 문제가 제기돼 교육청 감사관실에서 교장공모제 운용에 대한 특정감사까지 벌였으나 법적 근거와 절차에 따라 적정하게 시행됐으며 일부 제도개선만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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