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슈퍼볼이 정치적 이슈로 변질돼"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제51회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열리는 가장 큰 행사다.
스포츠라고 해서 정치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정도가 과한 느낌이다.
'뉴욕 타임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또 다른 슈퍼볼 매치업: 정치 vs NFL'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슈퍼볼이 정치적인 이슈로 도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슈퍼볼은 오는 6일 휴스턴의 NRG스타디움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애틀랜타 팰컨스의 대결로 치러진다.
중계 방송사는 트럼프에 우호적인 보수성향의 폭스방송이다. 슈퍼볼 당일 식전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후 첫 인터뷰가 방송을 탄다.
올해 슈퍼볼은 온통 트럼프 얘기 뿐이다.
지난 주말, 휴스턴의 슈퍼볼 행사장 주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효한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거리를 점령했다.
슈퍼볼 미디어데이에서는 트럼프와 관련한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트럼프와 막역한 사이인 뉴잉글랜드 단장 겸 감독인 빌 벨리칙과 스타 쿼터백 톰 브래디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한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슈퍼볼에 뛰는 유일한 무슬림계 선수인 애틀랜타의 와이드 리시버 모하메드 사누 역시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진땀을 뺐다.
NFL 사무국은 슈퍼볼 출전 선수의 인터뷰 보도자료에서 대통령과 관련한 언급을 삭제하며 정치적인 이슈 차단에 나섰지만 불가항력이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출연하는 하프타임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던 가가는 선거가 끝난 뒤 뉴욕 트럼프타워 앞에서 트럼프의 당선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여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런 전력 때문에 NFL은 가가가 생방송 중 어떤 퍼포먼스를 펼칠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슈퍼볼을 트럼프가 사랑하는 뉴잉글랜드와 트럼프를 싫어하는 애틀랜타의 대결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중순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인 존 루이스(민주·조지아) 연방 하원의원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을 거론하자 "루이스 의원은 선거결과에 대해 거짓된 불평을 하기보다는 범죄가 만연하고, 끔찍하고, 무너져가는 지역구의 문제를 고치는데 더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맞받았다.
조지아주의 애틀랜타 시민들이 이 말을 듣고 경악한 것은 당연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아예 올해 슈퍼볼을 트럼프 대통령과 애틀랜타 팰컨스의 대리전이라고 비유했다. 슈퍼볼이 '트럼프 블랙홀'에 빠진 모양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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