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쿵' 소리가 난 뒤에 우박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나더니 선루프에 금이 가고 중간이 뻥 뚫려있더라고요."
2일 오전 10시께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장 58층에서 타설 작업 중 떨어진 콘크리트 조각에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를 당한 운전자 윤승택(37) 씨는 사고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그는 이날 자택으로 가기 위해 카니발 차량으로 신축공사장 앞 편도 3차로(왕복 6차로) 중 3차로로 운행하고 있었다.
윤씨는 "갑자기 천장에서 '쿵' 하더니 깨지는 소리가 났고, 우박이나 모래 알갱이가 튀는 소리가 짧게 들렸다"고 전했다.
윤씨는 이상한 마음에 속도를 늦추고 코너를 돌자마자 차를 세우고 확인했다.
윤씨는 선루프 덮개를 여는 순간 엄지손톱 크기의 콘크리트 조각 여러 개가 차 안으로 '후두두' 떨어졌다고 말했다.
선루프는 심하게 금이 가 있었고 가운데는 구멍 2개가 뻥 뚫려있었다.
그는 당시에는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고 어처구니없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12에 신고를 하고 지인과 통화를 한 뒤 15분여 만에 현장으로 돌아갔다.
그때는 윤씨 말고도 13대의 차량이 피해를 봐 사고 현장 앞 갓길에 비상 깜빡이를 켜고 정차하고 있었다.
윤씨는 "여성운전자들이 모는 승용차 2대가 파손이 가장 심했다"면서 "파노라마 선루프가 절단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중간이 내려 앉아있는 것을 보면서 오싹했다"고 말했다.
해당 차 안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여성운전자가 수 초 동안 비명을 지르고 차량을 급정거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피해 차량 수로 볼 때 콘크리트가 최소 2∼3분 동안 떨어진 것 같다"면서 "공사 업체가 안전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공사장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시민들의 보행을 통제하다가 2시간 만에 해제했다.
신축 공사 중인 건물은 아이에스 동서가 지하 6층, 지상 69층, 총 1488세대 규모로 짓고 있는 'W 아파트'다.
아이에스 동서 측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 때 필요한 안전망을 설치했지만, 안전망에 묻어있던 콘크리트 일부가 바람에 날려 떨어진 것 같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공사장 안전관리책임자를 상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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