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국주의'로 질주 日아베, 방위비 GDP 1% 원칙도 부정

입력 2017-02-02 22:44  

'군국주의'로 질주 日아베, 방위비 GDP 1% 원칙도 부정

중의원 예산위서 "내 나라 지킨다는 기개 가져야 한다" 강조

트럼프 反이민 정책에 대해 "이민자 나오는 상황 근절해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방위비 수준을 GDP의 1% 내로 제한해온 일본 정부의 원칙을 깨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중 일정 비율로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나라를 우리나라가 지킨다'는 기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대체로 방위비를 GDP의 1% 내로 제한하는 원칙을 대체로 지켜왔다.

이는 미키 다케오(三木武夫) 전 총리가 지난 1976년 군국주의화를 막기 위해 '방위비를 국민총생산(GNP)의 1% 미만으로 제한한다'는 원칙을 만든 것에 따른 것이다.

지난 1987년 이 원칙이 공식적으로 폐기되기는 했지만, 이후에도 'GDP 기준 1%'는 방위비 예산을 책정하는 상한선으로 작용했다.

아베 정권은 집권 후 계속 방위비를 늘려 작년에는 방위비가 처음으로 5조 엔(약 5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GDP의 1%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올해도 방위예산은 GDP의 0.92% 수준이다. 대신, 아베 정권은 여론을 의식해 추경예산을 통해 눈에 띄지 않게 방위비를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아베 총리가 이왕 원칙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만큼 추후 방위비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이 불분명해 일본의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방위력 증강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싱크탱크인 PHP 종합연구소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주일미군 경비 전액 부담 주장과 관련해 "분담금을 늘리기보다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해 "이민자가 나오는 상황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한시 금지에 대해 철회를 요구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미국의) 내정 사항이라서 코멘트를 피하고 싶다"면서 함께 나온 말이다.

그는 "이민, 난민 문제, 테러대책은 세계적인 과제로 국제사회에서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하는 게 당연하다"며 "이민, 난민이 나오는 상황을 근절시키기 위해 역할을 수행해 가고 싶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대테러, 난민, 이민의 문제 등에 대해 생각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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