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가 반기독교 정서·테러 부추겨"…르루 내무장관 폐쇄 명령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남부의 수니파 이슬람 사원(모스크)이 과격 이슬람 교리를 설파하고 테러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전격 폐쇄됐다.
2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엑상프로방스 외곽의 다레살람 모스크가 지난달 31일 지역 경시청에 의해 강제로 문을 닫았다.
이 모스크는 이맘(이슬람 성직자)인 샤레프 므라벳의 설교 때문에 프랑스 사법당국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아왔다.
매주 금요일 이 모스크에서 므라벳은 300여 명의 신도들을 모아놓고 전투적인 설교를 해왔다.
현지 경찰은 "(설교가) 차별과 증오, 타문화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고 기독교, 유대교, 시아파 이슬람교에 적대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시청은 브뤼노 르루 내무장관의 명령에 따라 이 모스크가 공공질서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는 이유로 폐쇄 결정을 내렸다.
2000년대 중반 이 모스크의 이맘으로 부임한 므라벳은 지난해 여름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에 희생된 자크 아멜 신부의 추모 미사에 참석하라는 현지 이슬람단체의 권고에 강력히 반발하는 등 강한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을 드러내왔다.
프랑스 사법당국에 따르면 므라벳은 작년 7월 IS가 프랑스 북부 생테티엔 뒤 루브래의 한 성당에 난입해 아멜 신부를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하기 며칠 전의 설교에서도 기독교에 대한 증오심을 조장하며 테러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모스크가 이 지역의 소외계층 청소년들에 대한 이슬람 근본주의와 반기독교 정신 확산의 온상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프랑스 경찰이 중남부의 부슈 뒤 론 주(州)에서 모스크에 대해 폐쇄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11월 130명이 숨진 IS의 파리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됨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증오와 폭력, 테러를 부추기는 종교 시설 폐쇄를 명령할 수 있다.
프랑스 싱크탱크인 몽테뉴 연구소에 따르면 프랑스 내 무슬림 수는 전체 인구의 5.6%인 370만 명으로 추산된다. 또 프랑스에는 이슬람 사원이 2천200개 가량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랑스에서 잇따라 일어난 테러의 범인들이 프랑스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 무슬림으로 드러나자 프랑스 정부는 청소년에게 급진적인 이슬람 원리주의를 설파하는 이슬람 사원을 압수수색하고 폐쇄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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