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격화 원인으로 주장…우크라 '미국변심 공포'는 사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내전격화 원인을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구애로 규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을 마치고서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데, 침략 피해자 행세를 하는 게 유럽연합(EU)이나 미국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과두 집권층이 지난 미 대선에서 여성 후보를 극도로 지지했지만 어찌 됐건 이제는 새 행정부와 관계를 개선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아우디이우카와 도네츠크에서 그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온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지를 받는 분리주의 반군이 벌이고 있는 교전을 둘러싸고 나왔다.
푸틴 대통령의 말처럼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브로맨스'라고 불릴 만큼의 상호 호감을 과시하자 긴장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크림반도 강제합병과 관련한 대러시아 제재를 해제하고, EU가 그 뒤를 따를 수 있다는 걱정도 감추지 못하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은 동부에서 5일째 서로 폭격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밤사이 두 개 부대가 전멸하고 10∼1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반군도 1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인 3명도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가 나오자 전선에 다연장로켓포와 같은 중화기가 등장하는 등 양측의 공격 수위는 더 높아졌다.
살아남은 민간인들 역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했다.
지난 주말 폭격으로 수도 시설과 전기 공급·난방 시설이 파괴됐으며, 주민들은 추위에 떨며 구호물자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풍경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14년 4월 이후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과의 충돌로 인해 9천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거의 2년 전 양측은 무기를 내려놓고 전쟁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지만, 소규모 국지전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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