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주말 이후 공식석상서 자취 감춰…장녀 이방카는 활발한 대외활동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예멘에서 전사한 미군 특수부대원의 유해귀환식에 '깜짝' 참석했을 때 그 옆에는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함께했다.
이방카는 이날 5세 딸을 데리고 워싱턴 중국대사관의 춘제 행사에 참석하는 '외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방카의 활발한 대외활동이 알려질 때마다 미국 안팎에서는 한가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진짜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 이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채 근래 미국 퍼스트레이디들 가운데 가장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세 아들 배런의 학업 문제로 당분간 백악관에 들어오지 않고 뉴욕에 머물기로 한 멜라니아 여사는 21일 뉴욕으로 돌아간 이후 아직 워싱턴에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관 지명자를 발표한 날에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닐 고서치 대법관 지명자가 모두 아내를 동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옆에 멜라니아 여사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에도 연일 트윗을 쏟아내고 있는 데 반해 멜라니아 여사의 공식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은 지난달 21일 퍼스트레이디가 돼 "매우 영광"이라고 올린 것 외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멜라니아는 어디에"라는 제목의 기사로 퍼스트레이디의 몸 낮춘 행보를 조명하기도 했다.
퍼스트레이디를 보좌할 백악관 보좌진 구성도 늦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1일 멜라니아 여사의 비서실장으로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일했던 린지 레이놀즈를 임명했다고 밝혔으나, 언론이나 일정 관리, 사회활동 등을 관리할 보좌진은 아직 공석이다.
전임 미셸 오바마 여사와 로라 부시 여사가 취임과 동시에 보좌진을 갖추고 있었던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성명에서 "전문적이고 경험 많은 팀을 구성하고 있다"며 "제대로 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멜라니아 여사의 사무실이 백악관에서 가장 외로운 장소"라고 표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앞서 미셸 오바마 여사와 재클린 케네디 여사를 존경한다고 말하고, 대선 기간 인터넷 상의 괴롭힘을 없애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겠다고 말한 적 있지만, 이외에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어떤 활동을 펼칠지 언급한 적이 없다.
평소 멜리니아 여사를 잘 알던 이들은 이러한 조용한 행보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뉴욕 사교계의 한 인사는 멜라니아 여사가 뉴욕의 사교나 자선 행사에도 자주 나타나지 않았다며 "그녀는 마치 탑 속의 라푼젤 같은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전임자와는 다른 멜라니아 여사의 모습이, 부인이 남편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 21세기 현실을 반영한 '독립적인 퍼스트레이디' 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캐서린 젤리슨 오하이오대 교수는 AFP에 "다음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줄 수도 있다"며 "차기 퍼스트레이디는 완벽한 미국의 아내이자 엄마 롤모델이 돼야 한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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