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연도 2011년→2024년 후퇴…유정복 시장도 '空約' 위기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육지를 잇는 세번째 해상교량인 '인천 제3연륙교' 건설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길이 4.85km, 폭 27m로 계획된 이 다리는 건설비 5천억원을 이미 10년 전 확보해 놓고 그동안 3명의 인천시장이 매달렸지만 아직 첫 삽 조차 못 떴다.
3연륙교가 연결하는 두 지역은 국책사업인 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와 청라국제도시이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와 함께 2003년 '대한민국 1호'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영종·청라 지역 발전을 위해 연륙교 건설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다리가 개통하면 자연히 통행량이 줄어들 1·2연륙교(영종대교·인천대교)의 손실을 누가 부담할지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3연륙교가 개통하면 통행량이 분산되기 때문에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통행료 수입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는 3연륙교 건설에 부정적이다. 과거 영종·인천대교 민간투자 유치 때 통행료 수입이 예측치의 8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최소운영수입(MRG)을 보전해주도록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3연륙교 건설은 인천시 사업이기 때문에 1·2연륙교의 손실 보전금은 당연히 인천시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천시는 국토부·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종하늘도시와 청라국제도시의 개발 주체인 LH는 물론 3연륙교를 포함한 도시기본계획을 승인한 국토부도 손실 보전금을 나눠 내야 한다는 것이다.
민선 3·4기 안상수 인천시장 때 본격화한 3연륙교 사업은 전임 송영길 시장을 거쳐 현 유정복 시장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
3연륙교 개통 목표는 애초 2011년에서 계속 후퇴해 2024년까지 미뤄졌다. 이마저도 현재로서는 누구도 성사를 낙관하기 어려운 사업 로드맵 상의 '목표'일 뿐이다.
유 시장도 지역의 핵심 현안인 3연륙교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고 2014년 당선됐지만 중앙부처와의 지루한 협상을 매듭 짓지 못하고 있다.
영종·청라 주민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불만 여론이 높아지자 인천시는 지난해 6월 3연륙교 기본설계용역을 시작했다.
교량 기본설계 이외에 손실 보전금 계산과 부담 주체 결정을 위한 데이터 분석도 마무리해 올해 들어 국토부와 본격적인 재협상에 나섰다.
인천시는 3연륙교 착공과 개통 시기가 미뤄지면서 누군가 부담해야 하는 영종대교, 인천대교의 손실 보전금이 크게 줄어든 점을 협상 타결에 희망적인 요소로 꼽고 있다.
영종도와 육지를 잇는 영종대교, 인천대교는 천문학적인 사업비를 민간자본으로 조달한 사업구조여서 개통 후 30년간 일정 운영수입을 정부가 보장한다.
이들 교량의 민간 운영 기간은 영종대교가 2030년, 인천대교가 2039년까지다.
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4일 "3연륙교 개통 시기가 1년 미뤄지면 기존의 1·2연륙교 손실 보전금이 대략 1천억원가량 줄어든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2011년 분석 때 1조4천억원으로 추산된 손실 보전금이 지금은 상당히 줄어든 만큼 협상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s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