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고…외국태생 자녀 언급 "美안전뿐 아니라 난민들 기회도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을 비난하는 대열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 대사인 졸리는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기고문을 통해 "난민 정책은 공포가 아닌 사실에 기반을 둬야 한다"며 이민·난민에 강경한 입장을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서명한 행정명령은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의 일시 보류와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입국 잠정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졸리는 "국경이 (난민들로) 들끓고 미국이 면밀한 조사 없이 난민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민들이 수개월에 걸친 인터뷰와 미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 등의 보안 검사를 거친다며 "미국 입국자 가운데 가장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는 대상이 난민"이라고 설명했다.
졸리는 "난민을 향해 문을 걸어 잠그거나 차별하는 것은 우리가 갈 길이 아니다"며 "공포에서 나온 행동도 우리의 길이 아니며 가장 약한 사람들을 겨냥한 조치는 강함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태어나 입양된 자녀들, 외국에서 출산한 생물학적 자녀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졸리는 모두 외국 땅에서 태어났지만 미국 시민임을 자랑스러워 하는 자녀 6명이 있다면서 "엄마로서 그들은 물론 모든 어린이가 더 안전한 미국에서 살길 바란다"고 썼다.
다만 적합한 난민 자격을 갖춘 어린이들이 미국에서 자신들의 상황과 관련해 애원할 기회를 항상 가졌는지는 의문이라고 졸리는 강조했다.
반난민 정책에 따른 피해는 결국 난민을 받아들여야 하는 세계가 짊어져야 한다는 경고도 했다.
졸리는 "난민을 차단하거나 종교를 근거로 차별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건 우리가 위험한 불장난을 하는 일"이라며 대륙을 태울 불안정의 불을 지피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은 인권이 문화, 지리, 민족, 종교를 초월한다는 사실을 지켜내고자 피를 흘렸다"며 가장 취약한 계층인 난민에게 피난처를 제공한 미국의 역사가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졸리는 또 각국이 국경을 열고 국제 난민 규정을 준수할 것을 독려하는 유엔의 노력에 미국 외교관들이 그동안 동참했다며 과거 미 정부를 난민에 각을 세우는 트럼프 정부와 비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나오자 미국의 동맹국은 물론 각계 인사들이 '위험한 발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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