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고점에 매수한 개미들, 40% 이상 손실 추산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한국 원양 해운업의 시초인 한진해운[117930]이 설 연휴 이후 천국과 지옥을 오간 끝에 결국 상장폐지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회생을 기대하고 매집에 나선 개미(개인투자자)들만 된서리를 맞았다.
하루 전만 해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던 종목이 지난 2일 파산 절차에 들어가며 폭락한 채 거래가 정지됐기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1일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전 거래일보다 29.92% 오른 상한가(951원)로 마감했다.
거래소가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장 종료 후 한진해운을 '투자위험 관리종목'에서 해제하고 '투자경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자 투자 심리가 일부 호전된 탓이다.
시장경보제도에 따르면 주가가 일정기간 급등하는 등 투자 유의가 필요한 종목은투자주의종목→투자경고종목→투자위험종목 단계로 지정된다.
이튿날인 2일에도 개장 직후 한진해운의 급등세는 이어졌다.
개장 전 회생절차에 따라 미국 롱비치터미널 보유 지분 1억4천823만여주(1달러)와 주주대여금(7천249만9천999달러)을 처분했다는 공시가 호재로 작용했다.
한진해운은 다른 미국 자회사이자 장비 임대 업체인 HTEC(HANJIN SHIPPING TEC.INC) 지분 100주(275만 달러)와 주주대여금(275만 달러)도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에 장 초반 한때 24.08%까지 급등했던 한진해운은 파산 선고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순식간에 급락세로 돌아서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쳤다.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내던지며 가격 하락을 부추기자 주가는 급전직하해 장 중 한때 -25.76%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결국 한진해운은 전날 종가보다 17.98% 떨어진 780원에 마지막 거래를 마치고서 오전 11시 24분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단기투자 차익을 노리며 오전 고점에 한진해운을 사고서 처분하지 못한 개미투자자의 경우 주가가 한순간에 반 토막이 나면서 40% 넘는 손실을 본 셈이다.
상한가에 이어 이튿날 장 초반 24.08%까지 급등했던 한진해운은 결국 서울지방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파산 절차를 기다리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다.
한진해운 주식은 법원의 파산 선고 후 3거래일의 예고 기간 이후 거래가 재개된다. 이후 7거래일간 정리매매 기간을 거쳐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법원은 오는 17일 한진해운에 파산(청산)을 선고할 예정이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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