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지난해 화학·윤활유 부문의 호실적에 힘입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2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정유·화학업계를 통틀어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3.1% 증가한 3조2천286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치다.
하지만 매출액은 전년보다 18.3% 줄면서 39조5천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해 평균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2004년 이후 최저치인 연평균 배럴당 41달러대를 보인 결과다.
매출은 낮은데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도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8%대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의 성과"라며 "SK이노베이션과 사업 자회사들이 그간 벌여온 사업구조 혁신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것은 화학 사업과 윤활유 사업이다. 화학 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2014년 파라자일렌(PX) 중심의 화학설비 시설로 탈바꿈한 SK인천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이 각각 역대 최대인 9천187억원, 3천745억원을 달성했다.
SK루브리컨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석유개발 사업(E&P) 역시 견조한 실적을 끌어내면서 비(非)정유 사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만 작년 한 해 2조원에 달했다.
이는 정유 사업을 담당하는 SK에너지와 배터리 사업을 제외한 실적이다.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석유사업은 매출 28조3천698억원, 영업이익 1조9천393억원을 기록했다.
SK인천석유화학도 영업이익 3천745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화학 사업에서는 에틸렌, 파라자일렌, 벤젠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료값을 뺀 것)가 연중 강세를 보인 데다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한 선제적 투자 효과가 더해져 역시 사상 최대인 9천18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윤활유 사업도 윤활기유 스프레드 강세가 지속되면서 4천68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저유가 상황 속에서도 효율적 운영을 통해 전년보다 432억원(69.7%) 증가한 1천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이후 SK인천석유화학 업그레이드, 울산 아로마틱스(UAC), 중한석화, 스페인 ILBOC 등 화학과 윤활유 사업을 위주로 4조원 넘게 집중 투자해왔다.
그 결과 PX 생산 규모 세계 6위, 고급윤활기유 생산 규모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최근 5년간 화학·윤활유 사업 중심의 투자를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한 것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꾸준한 성과를 창출하며 기업가치 30조원 달성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면서, "최근 고부가 화학사업인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끊임없이 사업구조 혁신의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사상최대 실적에 걸맞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2016년 배당금을 주당 6천4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예년과 견줘 50% 인상한 4천800원의 기본 배당금에 2014년도 무배당에 대한 잔여 보상 성격의 일회성 특별 배당금 1천600원을 더한 것이다. 총 배당금은 5천965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에도 정제마진의 강보합세 지속과 양호한 화학제품 스프레드 유지 등으로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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