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정부군-반군 교전 격화…전투 지역 확대

입력 2017-02-03 17:29  

우크라 동부 정부군-반군 교전 격화…전투 지역 확대

푸틴 "서방 지원받으려 정부군이 도발"…포로셴코 "러군이 인도주의 재난 초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지난달 말부터 재개된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동부 중심 도시 도네츠크 북쪽의 소도시 아브데예프카에서 시작된 양측의 교전은 인근 소도시 야시노바타야와 도네츠크로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교전에는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지난 2015년 체결된 민스크 휴전협정이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다연장로켓포와 탱크 등의 중화기가 동원되고 있어 인명과 재산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휴전감시단이 지적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동부 도네츠크시(市)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반군은 2일(현지시간) 정부군이 시 동부 지역에 다연장로켓포 등으로 포격을 가해 민간인 2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몇 채의 주택과 자동차도 완전히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도네츠크주(州) 주정부는 이날 반군이 주민 대피 시설 등이 설치돼 있던 도네츠크 인근 아브데예프카의 학교와 체육관을 포격해 민간인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반군의 또 다른 아브데예프카 지역 포격에선 정부군 병사 2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고 주정부는 설명했다.


OSCE도 이날 반군 장악하에 있는 도네츠크시와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중인 아브데예프카가 포격당했다고 확인했다.

OSCE 휴전감시단은 "최근 며칠 동안 아브데예프카와 인근 야시노바타야 등에서 휴전 협정 위반 사례가 더 잦아지고 있고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면서 "교전에선 다연장로켓포와 탱크 등이 동원되고 있으며 그 결과 민간인 피해와 주택 및 인프라에 대한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시단은 또 포격으로 전기, 난방, 상수도 공급망이 파괴되면서 많은 주민이 섭씨 영하 20도 내외의 혹한에 난방과 전기없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 교전 당사자들의 즉각적 전투 중단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교전 격화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로 상대방에 책임을 전가하며 비난전을 벌였다.

헝가리를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데, 침략 피해자 행세를 하는 게 유럽연합(EU)이나 미국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은 또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새로 들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분쟁에 끌어들여 그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국내적으로 사회·경제적 정책 실패에 대한 야권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반군에 대한 공세를 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포로셴코는 "러시아 군인들이 아브데예프카를 포격하면서 파괴된 전기 공급망 수리도 못 하게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아브데예프카를 인도주의적 재난의 경계로 내몰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교전을 중단하도록 러시아에 더 강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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