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작년 챔피언에서 올해 꼴찌로 추락한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주장 강영준이 "극과 극의 경험을 잘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3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으며 8연패에서 탈출했다.
강영준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드리기 싫어서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절대로 없다"며 꺼지지 않은 승리욕을 드러냈다.
그는 "정상에 있다가 꼴찌를 해본다. 언제 살면서 꼴찌도 해보고 언제 챔피언도 해보겠나? 극과 극을 맛보는 그 느낌을 모두가 잘 느꼈으면 한다"며 꼴찌도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쟁취했을 때와 모든 걸 잃었을 때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OK저축은행이 2시즌 연속 V리그 챔피언에 올랐을 때는 '괴물 용병' 로버트랜디 시몬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V리그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이 트라이아웃으로 바뀌면서 몸값이 비싼 시몬은 OK저축은행에 남을 수 없었다.
시몬이 떠난 이후 성적이 급추락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OK저축은행이 용병 덕분에 승승장구했던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영준은 "인정은 한다. 시몬이 정말 잘해줬고 중심을 잡아줬다"면서도 "그러나 비시즌 기간에 수술한 선수가 많아서 우리가 준비를 못 했던 이유도 있다. 그래서 이번 성적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런 쓴소리는 OK저축은행이 절치부심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그는 "다음 시즌에 올라갈 수 있게 하겠다"며 "우리가 다시 올라가면 '시몬 때문이 아니었구나. 준비를 못 했기 때문이지 '시몬발'이 아니었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영준은 앞으로 목표는 "올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머리가 깨지더라도 끝까지 공이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마무리하는 순간부터 다음 시즌을 준비할 것 같다"며 "선수들 모두가 비시즌에도 편히 쉬지 못할 것 같다. 비시즌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벌써 다음 시즌을 향한 단단한 각오를 드러냈다.
순위싸움에서 완전히 밀린 상태에서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를 지켜봐 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이번 시즌에 너무 많은 실망을 드렸다. 최소한 선수로서, 이렇게 끝내지는 말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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