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위대한 낙서·정신병원에서 드로잉展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새해 계획은 지지부진하고, 어수선한 뉴스에 마음이 무겁다면 전시장에서 위안을 찾을 수도 있다. 이달 막을 내리기 전에 볼만한 전시 셋을 소개한다.
서울 종로 삼청동 금호미술관의 '무진기행' 전(展)에서는 12일까지 젊은 한국화가 14명이 '이상향'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저마다의 소재와 방식으로 이상향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사무실인지 무릉도원인지 구분할 수 없는 공간에서 한갓지게 낚시를 즐기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김민주의 '별일 없이 산다'를 마주하면 찌든 일상에서 조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어린시절 상처받은 기억과 환상 속의 크리스마스를 교차시킨 권순영의 '고아들의 성탄'은 강한 잔상을 남긴다.
이밖에 임태규, 조송, 이은실, 김정향, 서민정, 신하순, 김민주, 최은혜, 이진주, 기민정, 강성은, 김정욱, 양유연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 02-720-5114.
복작복작한 이태원과 달리 건너편 한적한 동빙고동의 스페이스비엠에서는 벨기에 화가 데이브 슈바이처의 개인전을 볼 수 있다.
그는 2001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들의 피로 그린 그림과 자신의 피로 그린 그림 29점을 뒤섞어 전시한 데뷔작 '포지티브' 시리즈로 화제를 모았다.
19일까지 열리는 '정신병원에서 드로잉'은 2년간 알코올과 마약 중독을 치료하고자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작가가 그렸던 드로잉 수백 점 중 54점을 보여준다.
대부분 공책만한 크기인 작품들에서는 독방 생활에서 겪었을 외로움과 수치심, 용기, 희망, 고통 등의 다양한 감정이 엿보인다. ☎ 02-797-3093.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26일까지 열리는 '위대한 낙서'는 벽을 캔버스 삼아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림을 그리는 그라피티가 확실히 예술의 한 장르가 됐음을 보여준다.
그라피티 예술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크래쉬부터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도뇌르를 받은 존 원, 사진과 그라피티의 융합을 시도하는 제이알 등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하는 유명 작가 7명의 작품 60여점이 전시됐다. 그라피티 예술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 02-580-1300.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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