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등 조처로 가격 하락하지만 여전히 작년比 60% 비싸
당분간 계란 줄이거나 두부 등 단백질식품 대체 움직임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새 학기가 다가오면서 각급 학교 영양 교사들이 분주해졌다.
당장 3월 학교급식 식단표를 짜고 식단에 따른 식재료를 납품받기 위해 시장조사를 거쳐 예정가를 결정, 입찰을 해야 한다.
지난달 일선 학교의 영양 교사와 영양사, 조리사들은 겨울방학 중인데도 걱정이 컸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영양가가 높고 계란찜, 계란말이 등 학생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수 있어 인기 만점 품목인 계란 가격이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AI가 전국을 휩쓸면서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되다 보니 계란값은 폭등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하순 5천434원이던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중품)는 12월 중순 6천297원, 하순 7천612원, 지난달 초순 8천766원으로 가파르게 뛰더니 중순에 9천453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정부의 외국산 계란 수입 조치 등으로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한때 1만원대를 오가던 것이 지난 3일 현재 8천596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지난해 2월 초순(5천449원)과 3월 초순(5천123원)보다 각각 57.8%와 67.8%나 잔뜩 올라 있는 상태여서 한정된 급식 예산을 운용하는 영양 교사들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청주 서천초 금명희(충북영양교사협회장) 교사는 5일 "계란 공급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모르긴 해도 학교마다 오른 계란 가격을 고려해서 식단을 작성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의 경우 올해 초·중·특수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끼 평균 4천141원의 무상급식을 지원한다. 인건비와 운영비를 뺀 순수 식품비는 평균 2천101원(일부 지자체의 친환경급식비 지원분 등 제외)이다.
이 예산 범위에서 통상 밥류와 찌개·국, 2∼3개 반찬, 과일, 우유 등 한 끼 급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일선 학교는 계란 가격이 AI 발생 이전 수준인 5천원대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계란 사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단백질 식품으로 대체해 메뉴를 짤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주 A 초등학교의 영양 교사는 "계란 단가가 문제 된다면 꼭 필요한 메뉴를 제외하고 두부나 콩, 치즈, 유부 등 식품으로 대체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채소 달걀찜, 치킨가스, 황태 감잣국, 돼지고기 김치전 등을 만드는데 계란 70판을 사용했다는 청주 B 초등학교의 조리사는 "작년 이맘때보다 계란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계란 사용량을 줄이는 쪽으로 식단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도내 학교들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계란 등 수입산 농·축·수산물은 학교급식 식자재로 쓰지 않는다. 이 원칙은 올해도 유지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입 물량과 함께 국내 비축 물량이 풀리면서 계란값이 떨어지고 있고, 학교급식 납품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각 학교가 당분간은 계란 관련 식단을 풍성하게 짜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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