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해외체류시 제2의 김정남化…소환시 권력쟁탈전 우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숙부인 김평일 체코 주재 북한 대사의 북한 소환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4일 홍콩 인터넷매체 홍콩01에 따르면 시사평론가 리여우치(李幼岐)는 최근 기고한 칼럼에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일가와 김평일이 김정은을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리 평론가는 "김정남 부자는 공개적으로 김정은을 비판하는 극소수의 북한인"이라며 "특히 김평일은 김정은의 숙부라는 신분과 탈북자들의 추앙을 받는 점에서 김정은 체재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김평일을 계속 외국에 두면 김평일 일가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해 김정남· 김한솔 부자처럼 전혀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김평일이 제2의 김정남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남 일가는 주요 후견인인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된 후 의지할 곳이 사라져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동남아시아와 마카오, 유럽 국가를 떠돌고 있다며 아들 김한솔도 작년 파리정치대학을 졸업한 뒤 아직 취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 평론가는 반대로 김정은이 숙부인 김평일을 북한으로 불러들인다면 김 씨 일가가 정권을 지배하는 북한의 가천하(家天下) 체제에 따라 김정은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극대화되고 권력을 나눠야 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교훈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평일이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백두산 혈통'이지만, 모친 고영희가 일본 출생인 김정은은 '후지산 혈통'으로 불린다며 김정은의 집권이 후지산 혈통이 백두산 혈통을 멸종시키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주장했다.
리 평론가는 김정은이 김평일을 강제로 소환할 경우 김평일을 탈북의 길로 내몰아 망명 정부의 지도자로 밀어주는 격이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혈통론과 망명정부 지도자라는 변수 속에서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한 것처럼 김평일에게 극단적인 수단을 쓸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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